병원파업 1주일째 환자불편 '한계수위'

도시락 '더는 못참아'‥수술못하고 돌아가기도

노사간 의견대립으로 병원 파업이 1주일째 접어들면서 애꿎은 환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잔여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데다 그나마도 일손이 부족해 주요 병원에서는 수술일정을 잡지 못하거나 수술을 미룬 환자들이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고외부에서 배달된 도시락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간호사 62명을 포함해 직원 46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은 3교대 근무가 이뤄지고 있지만 인력이 대폭 줄어 남은 직원들이 "한계상태에 도달했다"는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입퇴원수속과 치료비를 납부하는 수납창구는 대기시간이 평소 10분에서 30분~1시간 정도로 길어졌고 1주일째 제공되고 있는 도시락이 입맛에 맞지 않는 일부 환자들은 종종 식사를 거르기도 했다. 비뇨기과에 입원중인 강모(56)씨는 "가장 힘든 것은 도시락식사와 간호사가 부족해 자주 보살핌을 못받는 것"이라며 "어제는 입원 일정을 세번이나 연기한 강원도에서 온 70대 노인이 병원에 왔다가 입원을 못하고 되돌아 갔다"고 전했다. 이 병원 응급실에는 간호인력이 부족해 입원을 하지 못하고 응급실에 며칠씩 대기하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고 행정팀 직원들이 식사 나르기, 차트 찾기 등을 대신하고 있다. 한 간호사는 "파업전에는 한병동에 간호사 10여명이 배치돼 2~3명씩 조를 짜서3교대 근무를 했는데 지금은 사람이 적어 1명씩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형외과 레지던트 김모(30)씨는 "수술 보조인력이 없어 수술을 못하는 게 가장큰 문제"라며 "어제는 다리가 부러진 환자가 왔는데 결국 수술을 못하고 돌려보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15일 오후 6시부터 노조원 600여명이 다시 병원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하자 환자들은 "사태가 더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외래환자는 2천450여명으로 파업전보다 500여명이 줄어들었고 수술건수도평소 40~50건에서 12건으로 줄었고 병상가동률도 90% 이상에서 69%로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일부 수간호사들은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비상근무 중이고간호부 사무실 인력도 직접 현장에 투입돼 간호를 돕고 있으며 소아과의 경우 아예입원을 안 받고 있는 상태다.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실 인력이 대거 파업에 참여해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일부 환자들에게는 도시락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 이대부속병원에 어머니가 입원중인 이모(47)씨는 "혼수상태인 어머니를 간호사들이 자주 뒤집어 줘야 욕창이 생기지 않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욕창기미가 보여 속상했다"며 "각자 입장이 있겠지만 다급한 환자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파업의 여파를 직접 겪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원만은 파업을 하면 안되는 것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부속병원에 암으로 입원한 아내를 간호하고 있는 김모(54)씨는 "환자들의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병원이 파업하다니 말이 되느냐"며 "오후가 되면 집회한다고우르르 직원들이 빠져나가 버리는 것을 보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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