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7 대형차 맞나?" 논란 가열

인터넷 등서 '눈속임' 주장

르노삼성차(대표이사 제롬 스톨)가 이달 초 `신개념 고급 대형 세단'이라며 국내 시장에 내놓은 SM7을 둘러싸고 자동차 업계와 관련 인터넷사이트에서 `대형차 진위(眞僞)' 논란이 벌이지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일본 닛산의 중형차 티아나(Teana)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SM7이 시각적으로 차를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과도하게 돌출된 범퍼디자인을 채택했고 이는 세계적인 자동차개발 추세에도 역행하는 일종의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M7의 전장(차의 앞뒤 길이)은 4천945㎜로 경쟁 모델인 현대차[005380]의 그랜저XG(전장 4천875㎜)보다 70㎜, 플랫폼이 같은 티아나(4천770㎜)보다는 무려 175㎜나 길다. 하지만 SM7의 주요 제원을 분석해본 결과, 전장이 이처럼 길어진 것은 주로 `V'자형으로 돌출된 앞범퍼 때문이고 운전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캐빈룸(앞뒤 좌석 공간)크기는 중형차인 티아나와 거의 똑같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뒷좌석 후방에 공기청정기 등의 옵션이 들어가면서 SM7의 트렁크 공간은450ℓ로 티아나(506ℓ)보다도 10% 이상 작아졌다. 전장을 크게 키운 것과는 대조적으로 SM7의 전폭(차의 좌우 폭)은 1천790㎜에그쳐 티아나(1천765㎜)보다 불과 25㎜ 늘어났으나 이 또한 티아나에는 없는 앞뒤 문외부의 사이드 라인(보통 사이드 가니쉬로 통함) 두께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SM7의 전폭은 그랜저XG(1천825㎜)보다 35㎜ 좁으며, 심지어 전장이 145㎜나 짧은 쏘나타 신차(전장 4천800㎜, 전폭 1천830㎜)보다도 40㎜나 좁다. 한마디로 SM7은 그랜저XG나 쏘나타와 비교할 때 앞뒤 길이는 길고 좌우 폭은 좁은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외국의 유명 차를 봐도 대형차 중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벤츠CLS, 재규어 S타입,링컨LS 등 조차 전장과의 조화미나 주행안전 등을 고려해 거의 예외없이 1천800㎜이상의 전폭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 자동차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또 기본 플랫폼보다 전장을 유난히 많이 늘린 SM7은 역동적인 외관을 부각시키기 위해 `오버행'(Overhang : 앞범퍼 끝에서 앞차축 까지 거리)을 최대한 짧게 만들려고 하는 세계적 자동차디자인 추세와 정반대라는 것이다. 실제로 SM7 출시 이후 `보배드림'(www.bobaedream.co.kr) 등 자동차 관련 인터넷사이트에는 이같은 지적들을 담은 글과 반박하는 댓글 등이 많이 올라 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M7과 플랫폼이 같은 티아나는 일본인 체형에 맞춰 내수용으로 개발된 차"라면서 "티아나와 실내 공간이 거의 같은 SM7을 외관상 차 길이가 늘어났다고 해서 대형차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다가 내년 상반기중 티아나 플랫폼으로 개발된 SM5 새 모델이나 올 예정인데 새 SM5는 SM7과 축거(차축간 거리)는 똑같고 전장만 100㎜ 이상 짧아질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동일한 티아나 플랫폼을 갖고 대형차(SM7)도 만들고 중형차(뉴SM5)도 만드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은 자동차의 기본 틀을 말하는 것으로,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의 경우처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것은 외형만 다를뿐 거의 똑같은 차량임을 의미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티아나 플랫폼에서도 전폭을 더 늘릴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한국의 나쁜 주차여건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면서 "전폭이 1천800㎜를 넘어야 대형차라는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질의 범퍼 등을 바꿔 전장을 키우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지않지만 전폭을 건드리면 추가 비용이 크게 발생해 다른 회사 플랫폼을 빌려오는 효과가 거의 희석된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르노삼성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SM5 새 모델 출시와 관련, "내년 상반기중 나오는 것은 맞지만 다른 사항은 대외기밀이어서 아직 밝힐 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SM7은 2천300㏄, 3천500㏄ 두 가지 모델이 있으며 판매가(추가 옵션 제외)는 2천440만원부터 3천510만원까지로, 그랜저XG(2.0수동기본형 1천869만원∼S30슈퍼형 3천174만원)나 쏘나타 신차(2.0수동기본형 1천659만원∼F24S기본형 2천575만원)보다 훨씬 비싸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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