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바이오디젤이 공급된 후 주유소 업체가 대두유를 혼합해 만든 가짜 바이오디젤(BD)이 불법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석유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최근 주유소 품질검사 결과 경기도 양주시와 인천 서구 주유소 2곳이 일반경유에 대두유를 섞어 바이오디젤로 속여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디젤 시판을 허용함에 따라 주유소 단위 또는 개인들이 유사 바이오디젤을 직접 만들려는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 적발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사태가 커지기 전에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예견됐던 유혹=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지방산메틸에스테르)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따라 7월1일부터 5% 이내로 일반경유에 섞어 시판할 수 있다. 국내 5개 정유사들은 바이오디젤 제조업체들에서 지방산메틸에스테르를 조달해 일반경유에 0.5%가량 첨가, 국내 전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주유소가 부당이득을 얻기 위해 불법적으로 바이오디젤 첨가비율을 늘리거나, 아예 대두유 등을 자체 첨가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주유소가 일반경유에 바이오디젤 20%를 섞어 팔도록 한 시범사업기간 동안 면세유인 바이오디젤을 더 많이 섞거나 등유ㆍ윤활유ㆍ용제 등을 혼합, 판매하는 불법행위가 줄을 이었다. 석유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총 64개 주유소의 119건에 달하는 바이오디젤 혼합유 품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33개 업소, 53건이 불합격 처리됐다. ◇초동대응이 시급하다=이번에 적발된 인천 서구의 주유소(유명 정유사의 자영 주유소)는 경유 90%에 대두유 5%와 솔벤트 5%를 섞어 팔았다. 양주시의 주유소(무폴 업소로 정유사 브랜드를 쓰지 않는 주유소)는 훨씬 과감하게 일반경유 45%에 대두유 25%, 솔벤트 30%를 혼합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이비 바이오디젤’은 정품에 비해 점도(끈적임)가 4~5배 높아 연료분사장치 등을 비롯한 엔진 부품이 막히는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 경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해도 사고원인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시작일 뿐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미 정부가 합법 원료로 인정했고 정부와 환경단체 등이 보급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바이오디젤의 경우 유사 제품이 판을 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 사이비 바이오디젤을 근절할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