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빨간불`

잦은 비 등 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5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데 이어 생산자 물가도 2개월째 올랐다. 또 작년 하반기 이후 임금인상률이 두자릿수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다 국제 유가와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어 하반기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중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4%가 올라 7월에 이어 2개월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농림수산품 가격이 장마로 인해 채소류 및 과실류를 중심으로 7월보다 3.3% 오른 가운데 공산품(0.3%) 및 서비스 가격(0.2%)도 뛰었기 때문이다. 공산품 가격이 상승한 것은 3월(1.1%)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 농림수산품 중에서는 닭고기가 34.4% 급등한 것을 비롯, 고추 18.3%, 수박 21%, 참외 17.8%, 양파 27.5%, 계란 11.6%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4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도 8월에는 전월대비 0.5% 올랐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임금도 하반기 물가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용근로자 5명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1인 월평균 임금총액은 205만8,000원으로 작년동기의 186만1,000원에 비해 10.6% 인상됐다. 임금인상률은 작년 8월(10.2%) 이후 올 6월까지 계속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500명 이상 사업장의 임금상승률이 16.1%로 가장 높았고 5∼9명(5.1%)과 10∼29명(6.3%) 사업장은 저조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여기에 9월 이후에도 농산물 가격이 일조량 부족으로 급등세를 지속할 전망인데다 미국의 이라크 유전 장악 실패로 최근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27달러까지 올라 물가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또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 아파트 전월세 가격, 사무실 임대료 등이 일제히 상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3대 변수인 유가, 부동산 가격, 임금이 모두 불안한 가운데 경기가 본격 회복세로 전환될 경우 전반적인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등락률(단위:%, 전월비) ------------------------------------------- 5 6 7 8월 ------------------------------------------- 생산자물가 -0.5 -0.5 0.2 0.4 소비자물가 0.2 -0.3 -0.1 0.5 ------------------------------------------- ◇상반기 임금 인상률(단위:%, 근로자 5인이상 사업장 기준) ------------------------------- 2000 2001 2002 2003년 ------------------------------- 8.8 5.9 9.7 10.6 ------------------------------- <남대희 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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