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 있는 20代겨냥" 유명브랜드 속속 입점동대문시장이 변하고 있다.
동대문 쇼핑몰들이 값싼 제품 위주의 시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명품 브랜드의 이월 상품과 시장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출시, 제품의 고급화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에따라 동대문 시장을 찾는 고객들도 싼 값의 실용적인 옷을 찾던 10대에서 경제력이 있는 20대 후반으로 교체되는 등 면모가 일신되고 있다.
먼저 제일평화시장의 경우 지하1층과 1층을 해외 명품브랜드와 이곳 디자이너들의 고급 옷들로 채우자 이를 찾는 20대 후반 여성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제일평화시장은 두달 전부터 제품컨셉을 미시복에서 20대 중·후반 여성들을 노린 고급제품들로 바꾼 이후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자 이같은 매장들이 1, 2층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는 수요자의 반응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의 생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이곳에서 판매하는 오리지날 버버리 지갑의 경우 12만원선으로 기존 제품들 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백화점 보다는 훨씬 저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동대문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조형아씨(28세)는 『원단과 디자인이 뛰어난데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며 『친구들도 10대 위주의 쇼핑몰보다 이곳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을지로 5가쪽에 위치한 엠 폴리스도 내달 초부터 캘빈 클라인, 아르마니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을 50% 할인가로 판매한다. 이곳에는 현재 프라다, 텐디, 베르사체 등 5개 명품 매장이 들어선 상태며 향후 6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엠폴리스의 김보한 마케팅기획 부장은 『기존에 시장에 유통되던 가짜 상품이 아닌 S백화점에 입점했던 제품들로 구색을 갖췄다』며 품질에 자신감을 표현했다.
또 피혁원단상가인 운동장평화 시장도 내부 제품 구조를 대폭 개편, 고급 숙녀복전문 상가인 「MISSY & HIGH FASHION」으로 대혁신을 꾀한다. 3층에는 명품관을 개설해 프라다·구찌 등 유명 브랜드로 눈높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운동장 평화 시장측은『최고급 백화점 인테리어도 갖춰 8월쯤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10대를 겨냥, 소위「튀는 옷」들을 판매하는 도·소매점이 포화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며 『명품 브랜드의 가짜 상품 단속이 심해 진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업계는 동대문 시장의 이같은 움직임이 합법적인 유통 경로를 거친 수입 명품들이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혜경기자LIGHT@SED.CO.KR
입력시간 2000/05/01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