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주도권 통신업계로9월 21일 미국 주식시장 마감후 인텔은 올해 3/4분기 매출과 순이익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9월 22일 사상 최대인 22.03% 폭락하면서 최대 낙폭을 기록하였다.
올해 인텔의 3/4분기 매출 증가율은 10%로 예상되었으나 유럽내의 PC 수요 약세로 인하여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매출 경고 이후 11명의 애널리스트 들이 인텔의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사과 발표까지 하는 해프닝을 연출하였다.
인텔의 발표로 인하여 하반기 PC 매출이 둔화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로 나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5.6%까지 하락하였다가 매수세의 유입으로 인하여 소폭하락으로 마감하였다. 인텔의 매출둔화 전망은 유럽에서의 PC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것과 최근 유로화 약세로 인해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소비자들이 저가의 AMD프로세서을 선호하는 것과 인텔의 프로세서중 저가인 셀레론 모델을 선호하는 것도 인텔의 수익구조에 대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3/4분기 매출둔화는 인텔이 통신용 칩 등의 인터넷 장비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프로세서처럼 통신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인텔은 첨단 기술주의 모범생으로 인식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번의 매출경고는 컴퓨터 관련 주식들과 다른 첨단 기술주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인텔로 인한 충격은 PC관련 시장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인텔의 매출 둔화와 주가 폭락이 첨단 기줄주에 대하여 어떤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첨단주 전체를 조감해 볼 필요가 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IBM의 뒤를 이어받아 1980년대 후반 새로운 기술혁명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기업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PC의 성능이 아니라 다른 PC들을 연결하는 통신대역폭이 중요한 분야로 부각되면서 통신업체들이 기술분야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미 기술주에서 인텔의 주도권은 루슨트 테크놀러지와 시스코를 중심으로 하는 통신업체로 넘어갔다. 이제는 다시 JDS 유니페이즈, 노텔 네트웍스, 시카모어, 시에나 등의 광통신 업체로 다시 기술혁명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물론 프로세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은 없으며 통신 대역폭이 중요한 시대에도 프로세서는 성숙한 수익의 원천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세서 혁명을 주도했던 업체들의 주가는 이미 기술분야의 선도주자들이라 볼 수 없다.
인텔의 매출둔화로 인한 시장의 충격은 지속되고 있다. 물론 PC 매출의 둔화는 PC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를 약세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미 기술의 주도권은 통신대역폭으로 넘어가 있으며 주도권을 넘겨준 업체의 매출과 순이익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하는 진실이다.
기술분야의 주도권이 이동하는 것은 기술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며 주도권의 이동으로 인한 주도업체의 재편은 투자자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민수 씽크풀 조사분석팀장입력시간 2000/09/29 10:36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