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판매장려금 금지… 영업손실 막대”

“영업이익율 2%대 곤두박질…장사하지 말라는 것”
납품업체 ‘환영’ 속 “교묘한 대책 나올 것” 우려

대형 유통업체들은 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실상 판매장려금 금지 방침에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제조업체의 원가구조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려금 제도만 일방 폐지할 경우 영업이익이 바닥으로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새로 내놓은 심사지침을 그대로 적용하면 현재 6.5% 수준인 영업이익율이 2%대로 하락한다”며 “이번 방침은 영업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대량매입에 따른 인센티브가 필요하지만, 제조업체들이 원가구조를 공개하지 않아 마진율을 별도 산정하기 어려워 장려금으로 일부를 보상받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장려금만 금지할 게 아니라 기형적으로 낮은 원가구조부터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중소기업으로부터 장려금을 금지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대규모 기업집단이나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자유롭게 교섭해 판매장려금이나 가격할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소비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공정위를 비판했다.

이어 “대형마트 영업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판매장려금을 없애는 것은 ‘대형마트 죽이기’에 다름없다”며 “일방적 판매장려금 금지는 이미 강제휴무 등 영향을 받고있는 대형마트 업계 피해만 가중시킨다”고 강조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당장 다음 날부터 바뀐 약정에 맞춰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만큼, 일단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정위 지침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한 대형마트 임원은 “장려금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지나친 부분은 어느 정도 보정해야 한다”면서도 “내일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현재 지침대로라면 고정 장려금은 폐지하고, 실제 판매촉진으로 이익을 얻는 부분에 대해서만 일부 비용을 보전 받아야 한다”며 “마진율을 높이고 장려금 제도를 일부 수정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납품업체들은 이번 공정위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대형마트가 규제를 피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을 환영하지만 대형마트 눈치가 보여 대놓고 좋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판매장려금이 `제품판매 장려'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이익이 두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려금이 과도해도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며 “다만 마트들이 축소된 마진을 다른 형태로 보전하려 들면서 또 다른 음성적 제도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다른 납품업체도 “공정위 발표대로라면 원칙적으로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실효성이 문제"라면서 “이제까지 전례를 보면 대형마트들이 다른 방법을 찾아 손실을 메우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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