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ㆍ건설 관련 민간 연구기관들이 후원금 축소와 내부문제 등으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임에 따라 연구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산업발전을 위해 자체 설립한 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은 국내에서 주택ㆍ건설 관련 연구만을 전담하는 유일한 기구나 다름없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산업연구원은 설립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주택산업연구원은 운영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간판만 걸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선 이들 연구기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산연, 명예퇴직 단행=건산연은 최근 94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 접수에선 15명이 신청했는데 이 중 박사급 5명, 책임연구원 1명 등 연구인력이 6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산연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노사문제 보단 후원금 축소 때문. 희망퇴직 인력을 제외한 인력은 45명으로 50~6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건산연측 분석이다. 이 중 80%가 건설업체 후원금으로 충당되는 데 건설업체들이 올해 지원할 후원금이 대략 3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연구ㆍ출판 등을 통해 벌어들일 수익이 뻔하다 보니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 것.
◇주산연, 회생까진 장기간 소요=건산연과 마찬가지로 주택건설업체들이 설립한 주택산업연구원의 경우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노사문제로 직장폐쇄까지 간 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갈 길이 험난하다.
주산연은 한국주택협회 이중근 회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연구원 1명이 상근하고 있을 뿐 사실상 연구기관으로 기능은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건산연의 한 관계자는 “연구원 자체도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연구기관의 특성상 외부 도움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