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지난 6주간 진행된 인도 총선에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5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투입됐다. 새 정권 출범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 동안 지출된 천문학적인 선거 자금이 차기 정부에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도 선거연구기관 CMS의 바스카라 라오(사진) 회장 겸 설립자는15일(현지시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 투입된 자금은 총 3,000억루피(약 5조1,600억원)에 이른다"며 "이것이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문학적인 자금 지출이 대규모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인도의 나라 살림에 더욱 부담을 줘 차기 총리로서의 나렌드라 모디 행보에도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킨 모디 인도국민딩(BJP) 총리 후보의 인기의 배경에도 그가 선거 캠페인 동안 쏟아부은 어마어마한 돈이 한몫을 했다고 분석한다. 라오 회장은 "모디 캠페인은 언론 노출과 선거비용 지출 면에 있어 전례가 없을 만큼 대규모로 추진됐다"며 "(총선 기간) 모디 후보가 인도 전역에 걸쳐 개최한 대규모 군중 집회가 450차례 이상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CMS에 따르면 지난 선거 기간부터 새 정부가 구성될 이달 말까지 현지 방송사들이 전체 뉴스 가운데 총선에 할애하는 분량은 55~7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신문사들도 전체 지면의 15~20%에 해당하는 내용을 선거 관련 뉴스로 채우고 있을 정도다. CMS는 언론사들이 여론조사에 쏟아부은 비용만 15억루피(약 258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 같은 언론 및 여론의 폭발적 관심을 가장 잘 활용해 대규모 선거 캠페인을 진두지휘한 모디의 전략이 이번 선거의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라오 회장의 설명이다.
라오 회장은 "이번 총선 결과에는 향후 5년간 인도 정치·경제의 안정성 여부가 달려 있다"며 "모디가 당선되더라도 고용창출을 통한 경제회생은 물론 (힌두 민족주의자인 모디를 향한) 무슬림 세력들의 우려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