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금융3사 매각 어떻게이번주 '준 실사자료' 전달 정부 일괄매각방침 고수
현대 금융3사(현투증권ㆍ현투운용ㆍ현대증권)를 AIG에 파는 데 실패한 정부가 매각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새 방식은 ▲ 조기매각 ▲ 3개사 일괄매각 ▲ 기존 협상조건 유지 등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 한달 내 주인 찾는다
이번 매각작업은 크게 6단계다. 금감위는 이번주 안에 원매자에게 3개사의 ▲ 자산내역 ▲ 고객내역 등 광범위한 '준 실사자료'를 넘겨줄 예정이다.
원매자는 관련 자료를 토대로 곧바로 실사에 들어간다. 정부는 이 기간 중 인수희망 3곳(프루덴셜ㆍ윌버로스컨소시엄ㆍ미국 유수 금융그룹)과 동시 협상을 진행하며 원매자에게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양해각서(MOU) 초안을 전달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매자들이 MOU 제안서에 대해 보충ㆍ수정한 자료를 보내오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써낸 곳(우선협상대상자)과 MOU를 체결한다. 늦어도 한달 내가 될 전망이다.
새 협상에서는 원매자와 곧바로 본계약 직전 단계인 투자약정서(TOI) 수준의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이행보증금을 받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본계약은 TOI에 대한 자구 수정을 거쳐 체결되므로 TOI 수준의 MOU를 체결하면 실질적인 본계약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TOI 체결 후 2~3개월 내 본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 매각조건은 같다
이 위원장은 "현투증권만 떼어 살 곳은 없을 것"이라며 '패키지(일괄)매각' 방침을 고수했다. 원매자에 대한 풋백옵션(사후손실보전)은 없다.
다만 인뎀니피케이션(indemnification), 다시 말해 소송 등 잠재부실에 대한 보상은 하되 100% 받아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의 조건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기 어려운데 잠재부실에 대한 정부 보증조건까지 넣으면 제일은행의 재판이란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주인수 가격도 종전 조건이 유지된다. 이 위원장은 "7,000원 이상으로 올리면 성사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00억원의 세전 영업이익을 냈고 주가도 올랐는데 7,000원으로 유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정부가 현대측에 다시 한번 '팔목 비틀기'를 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용어설명
TOI(투자약정서ㆍTERMS OF INVESTMENT)): MOU보다 구체적 매각조건에 대한 합의를 명시한 문서다.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정서다.
TOI를 체결한 이후 결렬된 예는 거의 없다. 이에 반대 MOU(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란 협상 양측이 일정기간동안 배타적으로 매각조건을 협의한다는 원칙을 밝힌 초기 단계의 문서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