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성 바람 일으킨 국민은행 임원 승진 3인방

"공통점요? 영업만큼은 남성 못지않죠"
신대옥 부행장 전영희·김순현 본부장


“여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남자를 흉내내지는 않았습니다.” 입행 34년 만에 창구 텔러에서 부행장에 오른 신대옥(55ㆍ가운데)씨는 승진 비결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국민은행은 최근 인사에서 3명의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켜 은행권에 여성 바람을 일으켰다. 신 부행장을 선두로 전영희(52ㆍ왼쪽) 경동지역본부장과 김순현(51ㆍ오른쪽) 강남지역본부장이 그들이다. 국민은행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여성 부행장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여성 행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들 여성 3인방의 공통점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업의 달인이라는 점이다. 신 부행장은 지난 90년 장충동 출장소장을 시작으로 목동과 신촌ㆍ개포동 지점장 등을 두루 역임했고 전 본부장과 김 본부장도 오랫동안 지점장과 영업부장을 맡아 기량을 발휘했다. 이들은 성실함으로 무장하고 리더십 노하우를 갖추며 특유의 고객관리 기법을 보유해 이 자리까지 올랐다. 신 부행장은 “처음 강남지역본부장에 부임해 63개 지점장을 모시고 회의를 주재할 때 긴장했던 생각이 난다”면서 “감성 리더십을 활용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신 부행장의 영업 노하우 1원칙은 외모를 보고 손님의 재산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 신 부행장은 “장충동 출장소장을 맡았을 때 허름한 차림의 아주머니가 들어와 월 100만원짜리 적금을 들었다”며 “나중에 알아보니 경동시장에서 한약상을 하시던 분으로 재산만 수십억원을 가진 분이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신 부행장은 영업에 신뢰와 정직을 첫번째 덕목으로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재산증식이므로 부동산부터 금융상품까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 본부장은 고객만족팀장을 맡을 때 국민은행의 고객만족(CS) 평가를 은행권 최상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고객이 인식하고 있는 창구 서비스의 질과 직원들이 인식하는 서비스 사이에 갭이 있었다”며 “수년치의 고객 불만사항을 정리한 데이터를 분석해 표정이나 손동작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표준화한 매뉴얼을 만들고 CS매니저들에게 그 방법을 전파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초심과 동료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점포에 근무하는 10여명의 직원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각각 다르다”면서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부문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내부 고객 만족이 곧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회식 때 폭탄주를 먼저 마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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