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개봉 앞두고 아시아국 기독교계 반발

영화 '다 빈치 코드'가 17일 칸 국제영화제에서 개봉되는 가운데 멀리 한국, 태국, 인도의 기독교계가 영화 안보기 운동, 반발단식 투쟁, 상영 저지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1천300만명의 개신교 신자와 460만명의 로마 가톨릭 신자가 있는 한국에서는 16일 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예정대로 영화가 18일 부터 상영된다. 법원은 "원작 소설과 영화가 모두 허구이라는 사실이 명백한 만큼,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게 끔 영화가 관객을 오도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결하자 한기총은 판결은 존중하지만 영화 안보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의 기독교 단체들은 영상물 심사 당국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의 후손이 살아 있다는 내용의 영화 마지막 15분간을 삭제하고, 영화 전후에 내용이 허구라는 점을 언급한 자막을 내라"고 요구했다. 태국 영상물 심사위원회의 응답이 없는 가운데 영화는 18일부터 상영된다. 힌두교 국가이지만 1천800만 로마 가톨릭 신자가 있는 인도에서도 논란이 일고있다. 가톨릭세속포럼의 지도자인 조셉 디아스는 영화 상영 금지를 요구하며 봄베이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인도에서는 19일부터 '다 빈치 코드'가 선보인다. 그러나 중앙영화심사위원회의 구성원인 가톨릭 신부 미론 페레이라는 "그리스도가 결혼했었다는 주장은 허구이다. 기독교가 이를 은폐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도 있다"고 전제하고 이와관련해 외설스럽게 묘사된 것은 없다며 디아스와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싱가포르 전국교회협의회는 영화 상영 금지를 요구한데 이어 영화와 원작 소설의 내용을 논박하는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싱가포르 영화 심사위원회는 "성숙된 관객만이 사실과 허구 사이를 분별할 수있다"며 16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매겼다. 한편 필리핀 심사위원회측은 "상영 금지를 원하는 사람들은 친구들에게 안보기를 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상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국은 어른관람 등급을 매겼지만 본격 성인영화 등급인 'X' 수준까지 강화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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