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3전 4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8ㆍ미국)가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우승컵을 손에 넣으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또 시즌 상금에서 어니 엘스(34ㆍ남아프리카공화국)를 추월하며 상금왕 5연패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우즈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파72ㆍ7,24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5일째 결승 36홀 매치플레이에서 데이비드 톰스(미국)를 2&1(1홀 남기고 2홀 우세)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4차례 도전 끝에 이 대회 제패에 성공한 우즈는 이로써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NEC인비테이셔널(99~2001), 아멕스챔피언십(99ㆍ2002), EMC월드컵(2000년) 등 WGC 시리즈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을 이뤘다.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 출범 단 5년 만에 첫 `WGC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그는 올해 투어 복귀 이후 3개 대회에서 우승 2회와 공동5위를 기록함으로써 다시 한번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우즈는 이 대회 닷새 동안 보기는 단 5개에 불과할 만큼 완벽한 플레이를 펼쳐 무릎 부상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입증하면서 결승전 35홀을 포함해 모두 6차례 매치를 대회 최소인 112홀(총 126홀)로 마쳐 새 기록을 또 하나 보탰다. 복귀전이었던 뷰익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올 시즌 2승째를 올린 우즈는 미국 PGA투어 다승 부문에서 엘스, 마이크 위어(캐나다ㆍ이상 2승)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우승상금 105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203만1,000달러로 엘스(184만1,000달러)를 3위로 밀어내고 선두 위어(208만2,000달러)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비록 엘스와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시즌 초반 질주하며 황제 자리를 넘보던 엘스에게 건재를 과시했고 상금왕 5연패의 전망도 밝게 했다. 이날 우즈는 전반 18홀에서 2001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톰스(세계랭킹 8위)에 4홀차로 앞서 손쉽게 우승컵을 거머쥐는 듯했다. 그러나 현지 시간 오후에 계속된 후반 18홀 경기에서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첫(19번째) 홀 버디로 5홀차 리드를 잡은 우즈는 2번과 3번홀에서 2㎙ 안팎의 퍼트를 잇달아 실패하면서 2개 홀을 내줬고 4번홀에서 2㎙짜리 버디 퍼트가 스파이크 자국에 방향이 바뀌며 들어가지 않은 데 이어 8번홀에서도 2㎙짜리 파 퍼트를 실수해 힘든 경기를 펼쳤다. 9번과 11번을 내줘 1홀차까지 쫓긴 우즈는 그러나 17번홀(파4)에서 톰스가 티샷을 왼쪽 숲으로 보낸 틈을 타 세번째 샷인 벙커 샷을 1㎙ 안쪽에 붙이면서 파 세이브 하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결승전 후반 18홀 라운드에 앞서 열린 3ㆍ4위전에서는 전날 준결승에서 우즈를 혼쭐나게 한 애덤 스코트(22ㆍ호주)가 피터 로나드(호주)에 1홀차 승리를 거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