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계 '우먼 파워' 커진다

이코노미스트 이어 가디언도 여성 편집국장 임명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이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도 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국장을 임명하는 등 영국 언론계에 여풍이 거세다.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편집 부국장을 지내고 호주와 미국 시장 책임자로 있던 캐서린 바이너(44·사진)를 새 편집국장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너 신임 국장은 지난 1997년부터 18년 동안 가디언에 몸담아왔으며 가디언 호주판 발행팀을 조직하고 이끌었다. 영국에서만 발행되던 가디언은 2011년 미국판, 지난해부터는 호주판을 발행한 상태로 현재 온라인에서 많이 읽히는 세계적인 디지털 매체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가디언 194년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에 오른 바이너는 이달 사내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며 직원들의 지지를 얻었다. 바이너는 "가디언을 가장 야심 찬 언론, 아이디어와 이벤트의 발상지로 만들겠다"며 "조직원들을 편애하지도 배척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너는 20여년간 편집국장 자리에 있었던 전임자 앨런 러스브리저에 비해 더 진보적이며 소통에도 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다봤다. 또 가디언이 지난 회계연도에 3,060만파운드(약 50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바이너는 온라인 유료화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가디언에 앞서 이코노미스트는 1월 172년 역사상 처음으로 재니 민턴 베도스 기업담당 에디터를 첫 여성 편집국장에 임명해 올 들어 주요 영국 매체에서 두 명의 여성 편집국장이 최초로 탄생하게 됐다.

다만 여성 편집국장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2011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의 160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편집국장 자리에 올랐던 질 에이브럼슨은 경영진과의 갈등 등으로 지난해 해고됐다. 이는 편집국장의 65세 정년을 보장하는 회사 관행을 깨고 5년이나 더 일찍 물러난 것이었다. 영국의 더타임스나 텔레그래프·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직 여성 편집국장을 배출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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