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이름값' 못한다

비슷한 효능 약들이 시장 선점하고 있어 판매량 부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으며 출시됐던 대부분의 국산 신약들이 `신약'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기대한 만큼의 매출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내 개발 신약의 연도별 건강보험 전자문서교환(EDI)방식 약품비 청구현황'에 따르면 2004년 기준 국내 개발 신약은 9개 품목이다. 이들 국산 신약의 청구금액은 2004년 집계 결과, 모두 합쳐서 288억8천100만원에 불과했다. 동아제약의 `스티렌캅셀'이 155억9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SK케미칼의 `조인스정200㎎'이 87억9천8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중외제약의 `큐록신정100㎎'이 23억3천500만원으로 세번째를 차지했다. 셀론텍의 `콘드론' 5억8천500만원, LG생명과학의 `팩티브정320㎎' 5억5천600만원,종근당의 `캄토벨주' 2억9천200만원, 동화약품의 `밀리칸주' 2억8천200만원, SK케미칼의 `선플라주100㎎'과 `선플라주50㎎'은 2억6천300만원, 대웅제약의 `대웅이지에프외용액' 1억8천만원 등이었다. 이 같은 약품비 청구금액은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 한국화이자의 대표적 처방약이라 할 수 있는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의 경우 2004년 1년간의 청구액이 2004년의 1천316억원으로, 국산 신약의 초라한 성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국산 신약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 제약사관계자는 "이미 비슷한 효능을 가진 다른 약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산 신약이 의료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외면받는 것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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