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보험협회 내홍… 공권력 투입

"이사장 낙하산 인사"-"노조 도덕성에 문제"

최근 집중호우로 국가 재난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아파트 등 집단시설 화재예방과 재해복구 업무를 하는 화재보험협회가 신임 이사장 취임 문제로 공권력까지 투입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법정 방재기관인 화재보험협회는 지난달 23일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제정무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신임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이 한치 양보 없는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 이상 출근을 못하고 서울 여의도호텔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제 신임 이사장은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법원에 고소했으며 노조는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노조가 제 신임 이사장을 청와대가 내려보낸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며 제 이사장 취임을 수용하는 대가로 이면 합의서 체결을 요구하고 나섰고 제 이사장이 이를 정면 거부하면서 비롯됐다. 노조가 요구한 이면 합의서는 7월중 특별상여금 100% 지급과 임금 총액대비 8% 인상, 퇴직금 누적제 신설, 직원 매년 12명씩 증원, 내년 1월 노조 중간평가 실시 및 결과 무조건 수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제 이사장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이면 합의사항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것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이사장 취임을 위해 최소한의원칙과 투명성까지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갑철 노조위원장은 "화보협회에 6개월간 근무하면서 기관장으로서 자격 시비에 대한 평가를 받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우리는 기존 요구사항을 모두 철회하고 사퇴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전 경찰 70여명이 들이닥쳐 안갑철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3명을 연행해 갔다고 밝히고 제 이사장이 퇴직후 3년간 유관기관 취업을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는 지를 놓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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