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재벌 출자규제' 고수

정부와 민주당은 15일 당정협의를 갖고 최근 논란중인 재벌규제 대책을 논의, 현행 순자산의 25%인 30대계열 기업군의 출자총액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의견을 모았다.당정은 이날 시내 한 호텔에서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 강운태(姜雲太) 제2정조위원장과 진념(陳稔) 재경부총리,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 등 5명이 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이해찬 의장이 밝혔다. 이 의장은 '금년들어 (재벌의) 출자총액 규모가 순자산의 30%를 넘었고, 금액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정.재계간) 약속에 역행하고 있다는데 당정간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출자규모가 커져 (재벌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예외적일 수 없다'면서 재벌규제 정책의 기본틀을 유지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출자총액 제한제는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상호출자를 통해 소규모 지분으로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는 등의 문어발식 기업확장 등을 막기위한 것이다. 이 의장은 '(재벌정책은) 기업의 투명성, 건전성,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제아래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내년 3월까지 순자산의 25%를 출자총액 제한선으로 정해 초과분을 정리토록 한 방침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이어 부채비율 200% 일률규제와 관련, 그는 '이미 자본회임기간이 늦은 일부 업종에 한해 탄력적 부채비율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전경련이 이들 업종 외에 추가로 부채비율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업종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부채비율의 완화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30대 기업집단 지정문제에 대해서도 '30대 기업 가운데는 상호출자와 지급보증 해소, 출자제한 등을 통해 건전성을 높인 기업이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다'면서 '기본적인 흐름이 건전성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하므로 현재로 봐선 별다른 견해를 갖고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숫자도 80여개가 오히려 늘었다'면서 '내역을 보면 IT(정보기술) 사업이라든가 신규사업이 는 기업도 있지만, 합병이나 분사를 통해 는 것도 있다'면서 '사업다각화로 기업수만 늘리는 것은 국가경쟁력 향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선단식 경영이나 적은 지분율로 순환출자를 통해 오너가 여러 기업을 지배하는 것 등으로 우리의 어려움이 생긴 게 아니냐'면서 '재벌의 여러문제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핵심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구조개혁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사회간접자본과 새 핵심산업 투자에 대해서는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의장은 '재벌들이 앞으로 어떻게 이행하겠다는 제시가 있어야지 규제만 풀어달라는 것은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물론 타당한 사업에는 예외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사안별로 탄력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