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라는 ‘묵은 짐’을 덜어낸 삼성그룹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 특검 결과 발표일인 17일 삼성증권과 삼성화재는 각각 4.07%와 3.40%가 올랐으며 삼성전자(1.54%), 삼성SDI(1.68%), 삼성카드(1.07%)도 1%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검 수사 종결이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경영 투명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의 계기로 작용,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특검 수사 결과가 현 경영진의 전면적인 퇴진을 불러올 정도의 수위는 아니기 때문에 경영진 리스크 역시 해소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비자금 관련 의혹도 풀린데다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던 지분을 정상화할 수 있게 된 점은 추가 소득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삼성그룹 주가는 경영 개선안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당장 지주회사 전환이나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같은 ‘획기적’인 지배구조개선 추진은 힘든 상황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개정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22%가량 사들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려 22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삼성그룹 측에서 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힘들다”며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과 더불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주 중에서도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설 삼성전자ㆍ삼성생명ㆍ삼성물산과 처분대상 계열사 지분 보유 물량이 많은 삼성카드ㆍ삼성SDI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