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유럽에 홍수 비상

녹은 눈 때문에 강물 불어… 수백명 대피 소동

중동부 유럽에 최근 며칠 간 강우와 이상기온으로 쌓인 눈이 녹으면서 2일 체코, 헝가리, 독일 등지에 강물이 불어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각국에 홍수 비상이 걸렸다. 체코에서는 이날 모라바강이 넘치면서 수도 프라하에서 남동쪽으로 250㎞ 떨어진 올로모우츠 지역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으며,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흐렌스코 지역에서도 일부 주민들에 대해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엘베강의 수위는 평상시 2m 정도에서 이날 오전 8.4m로 급상승했으며, 밤 무렵에는 8.8m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체코 중부 멜니크 지역은 2천여명의 주민이 안전지대로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 프라하에서 불과 30㎞ 떨어진 네라토비체에서는 화학공장이 홍수에 대비, 공장가동을 중단했는데 수위가 20㎝ 가량 더 높아질 경우 공장이 물에 잠기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엘베강 유역은 지난 2002년에도 수위가 12m까지 치솟는 홍수로 16명이 숨지고 25억 유로에 가까운 재산피해를 냈었다. 엘베강가에 위치한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현재 수위가 시내 유적지가 물에 잠길수 있는 8m에 근접한 7.4m를 기록하고 있으며, 강 인근 주민 100여명이 대피했다. 헝가리에서는 다뉴브강 물이 불어나면서 45개 마을 주민 400여명이 대피했으며,부다페스트에서는 강 유역의 철로가 물에 잠겨 전차 운행이 일부 통제되고 있다.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는 "현재 극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리 파루벡 체코 총리는 "앞으로의 상황은 날씨에 달렸다"며 향후 10일간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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