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의 기초연금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현재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노인들 사이에 '국민+기초연금액' 격차를 더 키우는 결과를 낳게 돼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이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년 이상으로 월 40만원 이하의 연금을 타는 65세 이상 노인 8만5,000명가량은 월 20만원을 밑도는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 반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년 미만이면서도 월 65만원 이상의 연금을 타는 노령자 4,173명 가운데 상당수는 기초연금이 한푼도 안 깎인다. 노인빈곤을 완화하겠다는 기초연금이 적잖은 노인들의 연금소득 격차를 키우는 셈이다. 국민연금 장기·소액 가입자 입장에선 앉아서 손해를 보는 기분일 것이다.
이 같은 역차별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년(2028년부터는 15년) 이상이면 기초연금을 깎는 정부 안의 산식(算式)에서 비롯됐다. 기초연금 지급에 드는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되레 국민연금 장기가입 유인을 떨어뜨려 노인빈곤 완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70% 노인에게 월 10만~20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게 정부 재정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최선의 선택이라며 야당에 전면 수용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정부 여당안의 수정보완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히 야당도 정부가 이미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제 정부 여당도 타협의 자세를 보일 차례다. 산식을 수정해 기초연금이 깎이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12~15년에서 20~30년으로 늦추는 등 소액ㆍ장기가입자 역차별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여야와 정부가 협의체 재가동에 들어간 만큼 이번에는 꼭 합의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7월 시행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여야 모두 신경전만 벌이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