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은 오는 2000년 말로 아직 1년 이상 남았다. 하지만 사업권을 노리는 업체들은 벌써부터 서두르고 있다. 사업권 획득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실력 있는 기업들의 전략적 제휴. 때문에 업체들은 우수한 파트너들을 잡기 위해 경쟁사들끼리의 「짝짓기」도 마다하지 않는다.업체들은 IMT-2000 사업권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2~3년 후 통신시장이 IMT-2000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계는 과거 PCS 때를 능가하는 IMT-2000 사업권 경쟁 열기에 휩싸일 전망이다.
◇좋은 짝을 찾아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업체간 이합집산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2~3장으로 예상되는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은 많다. 한국통신·SK텔레콤·LG·삼성 등 「정보통신」이란 딱지가 붙으면 죄다 후보감이다.
하나로통신은 7일 온세통신과 10개 삐삐 사업자, 3개 TRS 사업자 등 15개 통신업체들과 IMT-2000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통신업체들이 모여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위한 컨소시엄을 공식적으로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기통신도 유상부(劉常夫) 포철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이 컨소시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 말 자본금 2조원 규모의 「한국IMT-2000 주식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데이콤·하나로통신·신세기통신은 이에 앞서 지난 6월 IMT-2000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합의한 바 있으나 LG그룹의 데이콤 인수가 굳어지자 완전히 결별한 상황이다. 사업자 선정 일정이 임박해지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업체간 이합집산이 활발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내 통신업체의 맏형 격인 한국통신은 자회사인 한국통신프리텔과 손잡고 일찌감치 전열을 정비했다. 한통은 막대한 인프라를 무기로 내세우며 사업권 적격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국내 제1의 이동전화 회사인 SK텔레콤은 최근 상용시스템 개발비 1,233억원을 제시하며 장비 제조업체들에 제휴의 손길을 내밀었다.
LG는 데이콤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LG텔레콤과 LG정보통신 등을 묶어 사업권 확보 경쟁의 전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 역시 종합통신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과 정부의 관계가 불편해 발표를 미루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곧 삼성전자를 비롯한 장비 제조업체·한솔PCS 등은 아울러 컨소시엄을 결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개발 발표 경쟁도 한몫
장비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요즘 들어 IMT-2000 관련 기술개발 발표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핵심 칩까지 개발했다며 오는 2002년 2월까지 상용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통신과 SK텔레콤·LG정보통신도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발표했다.
◇사업자 선정 일정
정통부는 내년 6월 사업자 선정 방식과 사업자 수를 결정, 9월 사업자 신청을 받는다. 또 12월까지 사업자를 선정, 오는 2002년 5월 월드컵 경기 개막전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통부는 사업자 선정 방식에 주파수 공매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류찬희기자CHAN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