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상설협의회 의장, 대주단상설협의회 의장, 녹색금융협의회 회장, 금융연구원 이사회 의장, 금융연수원 이사회 의장, 휴면예금관리재단 이사, 신용회복위원회 총회의장, 국제금융센터 총회의장 등등….
현재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맡고 있는 직책들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말까지 모두 23개의 직책을 겸직하고 있다. '1인 23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개였던 신 회장 직책은 6개가 더 늘어났다.
이는 각 은행과 금융 당국이 금융시장과 은행권 이슈들이 터질 때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각종 전문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연합회 내 여신전문위원회ㆍ수신전문위원회 등 각종 전문위원회만 25개가 넘는다. 여기에 은행법 관련 내용을 검토하거나 기업 구조조정 선정기준 마련 등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태스크포스팀(TFT)까지 포함하면 연합회의 대표인 신 회장의 직책은 더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연합회 측은 신 회장도 겸직에 따른 쉴 새 없는 마라톤 회의로 눈코 뜰 사이 없다고 말한다. 더욱이 올해에는 전체 회원은행의 임금협상권까지 넘겨받아 금융노조와 은행연합회가 임금단체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 간의 이해가 첨예해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은행가에서는 이래저래 신 회장 직책이 하나둘씩 늘 때마다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역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도 회원은행의 이익 대변이라는 연합회의 탄생 목적이 변질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