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카드 다시 꺼내나

"함북 풍계리서 3차 핵실험 징후" "경수로 건설" 주장 잇달아
정부 신중론속 "상황 주시"


북한이 잠시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핵(核) 카드를 다시 꺼내려는 것일까. 핵과 관련한 북한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세 번째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다 영변지역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의 전개 과정에 따라 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치지형이 또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질 수 있다. 일단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日 외신 "핵실험 가능성 있다"…정부 "증거 없다"=일본의 산케이신문은 17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세 번째 핵심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군사정보회사인 IHS제인스의 위성사진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제인스의 전문가가 미국 디지털글로브사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16일에 지하 핵실험장 주변에서 차량의 이동과 시설의 변화 등을 보여주는 모습을 확인했고 갱도를 파면서 나온 토석류가 폭 12m에 걸쳐 쌓여 있는 것도 파악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핵실험장의 남쪽 150m 지점에 새롭게 굴착한 토석류가 3,000㎥ 쌓여 있는 것과 핵실험장 북쪽 180m 지점의 2개소에서 지면을 굴착한 흔적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며 "풍계리 일대를 포함해 항상 북한 핵시설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오고 있으며 관련국들과도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수로 건설?...외교소식통 '北 기술력에 의문'=여기에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를 영변지역에 건설하고 있다고 최근 방북 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프리처드 소장은 지난 16일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은 오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영변 지역에 100㎿ 규모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그 실체에 의문을 표하고 "북한의 기술수준이나 정황으로 볼 때 신포 경수로의 공정기법을 역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신포 경수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함경남도 금호지구 신포에 건설하다가 2003년 중단된 것이다. 다만 한 소식통은 "신포 경수로는 기초공사 단계에서 마무리됐기 때문에 미국이 보유한 핵심기술이나 부품이 들어가 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이 경수로 건설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가자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하루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아시아ㆍ대양주 국장 등을 면담하고 북핵과 관련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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