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문화대상] 이응노 미술관

동양의 '정신' 서양의 '방법' 결합


대전시립미술관 동편에 자리잡은 ‘이응노 미술관’은 한국화를 통해 세계 화단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암(顧庵) 이응노 화백의 전문 미술관이다. 그는 백남준과 함께 해외에서 가장 각광받는 한국 출신 화가다. 58년 프랑스에 정착,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리며 세계적인 예술가로 발돋움했다. 그의 전시관이 대전에 터를 잡게 된 것은 67년 이른바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2년 6개월 간 대전교도소에서 복역한 게 인연이 됐다. 대전은 그의 고향인 충남 예산과 그가 학창시절을 보낸 홍성에서도 가깝다. 57억원이 투입된 이응노 미술관은 지하 1~지상 2층, 연면적 1,650㎡ 규모로 건립됐다. 이 미술관은 프랑스 대표 건축가 로랑 보두앵이 이 화백의 예술세계를 건축물로 승화시키기 위해 설계, 미술관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란 평이다. 낭시 보자르 미술관(1999)과 아브르 보자르 미술관(1998)과 마티스 미술관(2002) 등을 설계한 로랑 보두앵은 투명한 창살 빗살무니를 기본 건축재로 자연채광을 받아들여, 이응노의 작품세계처럼 동양과 서양의 정신과 방법이 만나게 설계했다. 로랑 보두앵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목원대 김연준 교수는 “이응노 미술관은 이 화백의 예술세계를 상징화한 건축물”이라며 “담장 역할을 하는 붉은 벽이 내·외부를 관통해 근경과 원경을 내부로 끌어들였고, 유리 천정에 목재루바를 덧대어 작품을 감상하기에 알맞은 빛을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또 미술관은 유리창의 크기와 벽의 높낮이 등을 달리하면서 갑천변의 풍경이나 정원을 감상할 수 있게 했고, 경사진 바닥면을 계단이 아닌 램프로 공간의 변화를 꾀했다. 건물 전체적으로는 백색 콘크리트를 사용해 빛과 그림자의 대비효과를 극대화했다. ◇건축개요 위치=대전시 서구 만년동 396 설계자=㈜정림건축 시공자=계룡건설산업㈜ 건축주=대전시 건물규모=지하1~지상2층 대지면적=64만8,715.6㎡ 연면적=1,703.2㎡ 구조=철근콘크리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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