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힘겹게 승리를 거뒀지만 토고는 역시 도깨비 팀이었다.
팀 불화설과 갖은 억측에 시달렸으면서도 13일(이하 한국시간) 예상을 깨고 한국을 괴롭혔다.
토고는 한국과의 첫 결전 직전까지 선수들의 보너스 관련 내분을 겪었고 오토 피스터 감독의 사퇴와 번복으로 극도의 혼돈 상태에 빠졌었다. 그러나 자중지란의 와중에도 토고 선수들은 한국전 전의를 다져 세계 축구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피스터 감독의 12일 전격적인 ‘U턴’을 놓고 토고축구협회와 체육부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아 혼란이 더욱 가중되기도 했다.
감독 대행으로 잠시 지휘봉을 거머쥐었던 마웨나 코치의 행동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마웨나 코치는 피스터의 복귀 소식에 “나는 여전히 감독으로 남고 싶다”며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지만 정작 12일 공식훈련을 선수 자율에 맡겼다.
결국 마웨나 코치가 피스터 감독에게 순순히 감독직을 넘겨주며 사령탑 문제는 일단락 됐고 팀은 잡음을 겪었던 흔적도 없이 무서운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수단이 큰 동요를 보이지 않은 것도 도깨비 팀다웠다. 선수 동요의 주동자로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선언까지 했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돈보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동료들을 다독였다.
토고는 만만찮은 실력과 함께 ‘괴이함’을 갖춘 팀임이 입증됐다. 여러모로 시끄러웠던 토고를 잠재운 것은 태극전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