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18개 금융사가 자사 애널리스트들이 헤지펀드·자산운용사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설문조사를 통해 민감한 정보를 캐내 불공정한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검찰총장을 인용해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바클레이스 및 샌포드베른슈타인·FBR캐피털마켓 등 대형 금융사가 제한된 소수의, 교묘한 수법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이 진행하는 리서치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슈나이더만 총장은 "시장은 참여자가 똑같은 규칙에서 활동할 때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불공정 관행에 계속 제동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뉴욕 검찰은 일부 투자자가 분석가들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미리 캐내 투자에 활용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검찰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가운데 몇몇 내용에 기업실적 등 시장을 움직일 만한 중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음을 밝혔다. 블랙록은 이후 설문조사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검찰 조사를 멈추는 대가로 합의금 40만달러를 냈다.
슈나이더만 총장은 특히 초단타매매(HFT) 트레이더들이 민감한 정보를 남들보다 빨리 입수해 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이용해 순식간에 대량의 주문을 내는 HFT 트레이더들이 이른바 '내부자거래 2.0'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정보단말기 회사인 톰슨로이터가 미시건대와 매월 공동 산출하는 소비자신뢰지수를 공개 2초 전에 웃돈을 받고 HFT 트레이더들에게 미리 알려주던 관행이 대표적이다. 뉴욕 검찰은 이 관행을 지난해 7월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