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18일 발표한 600대 기업의 2005년 투자계획을 보면 업종별로는 아직 명암이 엇갈리고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은 편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부정책 기조의 불투명성에 대해 여전히 높은 우려를 표명, 공공 부문의 환골탈태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투자열기 산업 전반으로 서서히 확산=이번 조사를 담당했던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투자 분위기에 대해 “확실하게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심리가 넓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600대 기업 전체의 65% 가량이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리겠다고 응답한 반면 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30.1%에 그쳐 올해 전반적인 분위기는 투자확대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그룹 이하 기업들의 투자증가율이 두드러져 투자열기의 확산기류를 뒷받침했다. 서비스업의 투자율이 지난해에 비해 15.6% 증가할 것으로 조사된 점도 희망적인 측면이다. 이와 관련, 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실 상무는 “올해 경기가 완전히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서비스업의 투자증가에 힘입어 체감경기는 지난해에 비해 한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회복 연내 본격화=본격적인 투자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 기업 10곳 중 6곳꼴로 올해 안에 투자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응답한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하반기에 투자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33.3%로 가장 많았고 ▦올해 상반기(24.9%) ▦내년 이후(21.8%) ▦예측 곤란(20%)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응답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의 49.2%에 해당하는 33조원을 상반기에, 50.8%인 34조원을 하반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투자가 이처럼 회생의 기운을 보이는 것은 자금사정이 호전됐거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설교체 등 통상적 필요에 따른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과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아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확대한 이유로 ▦시설 노후화(2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신제품, 기술개발 노력(26.8%) ▦경기회복 기대(18.8%) ▦신규사업 진출(15.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불확실성 해소(4.4%) ▦수익성 호전(4.2%) ▦자금사정 호전(2.5%)을 꼽은 기업 수는 미미했다. 기업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로 ▦정책기조의 일관성 유지(35.1%)를 가장 많이 지적, 정부의 정책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