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다섯 가지 원칙과 일곱 가지 계산으로 헤아리고 계산하여 상황 정세를 탐색해야 한다. 다섯 가지 원칙이란 첫째는 정치요 둘째는 기상 조건, 셋째는 지형 조건, 넷째는 장군의 능력, 다섯째는 법제이다.’ 손자는 시계(始計)편에서 이해득실을 따져 정확한 계산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위의 글귀에서는 정세를 탐색하는 다섯 가지 원칙을 이르고 있다. 특히 이 중 다섯째인 법제는 법령숙행(法令孰行)을 말한다. 제도와 법령은 훌륭하게 정비돼 있어야 하고 실제로도 그대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릇 골프에서도 룰이라는 법이 있다. 영어 단어 룰(rule)은 ‘잣대’라는 의미도 가진다. 골프 라운드는 플레이를 하는데 있어 서로가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견주어 나가면서 경쟁을 펼치는 게임이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면 벌타라는 페널티를 받게 되고 공정하게 18홀을 마치지 않거나 스코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을 경우는 실격처리 된다. 때문에 골프 룰을 많이 알면 알수록 자신에게는 큰 득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골프백 속에 14개를 초과하는 클럽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면 2타의 벌을 받게 된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 경우 벌타는 1라운드에 4타까지만 부과한다는 점은 놓치기 쉽다. 또 미스 샷을 낸 뒤 홧김에 클럽으로 바닥을 내리치는 경우가 있는데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 이외에서 클럽이 손상된 때에는 교체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이 친선 라운드 도중 그 복잡한 룰을 ‘칼같이’ 지키기는 쉽지 않으며 또 룰을 위반해 실격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규칙을 너무 무시한다면 그날의 스코어나 자신의 평소 핸디캡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까. 잣대가 없는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할 것이다. 34개 조로 이루어진 골프 룰은 알수록 힘이 될 수 있다. 타수뿐만 아니라 자신의 에티켓 스코어를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MBC-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