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개입設" 정치권도 시끌

■ 의혹 커지는 신한 사태
野 "사실관계 확인 후 상임위·국감등 통해 문제제기 할수도"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을 검찰에 고소한 이른바 '신한금융그룹 권력암투설'의 불똥이 정치권으로 튈 조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표면적으로는 신 사장의 불법대출(배임)ㆍ횡령 의혹에서 비롯됐지만 기본적으로 올 3월 4연임에 성공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그룹 3위인 이백순 신한은행장에 의해 그룹서열 2위인 신 사장이 밀려났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건과 비자금설에 대해 영포라인 비호의혹을 제기했던 야당은 다음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상임위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따질 방침이다. 금융실명제 위반건은 라 회장이 지난 2007년 4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골프장 지분매입비로 50억원을 타인 명의로 입금한 것을 말한다. 여당에서도 주성영 의원이 4월 국회 법사위를 비롯, 이후 여러 차례 라 회장의 실명제 위반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관철시킨 바 있어 이번 사태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야당은 현 정부 들어 KB금융지주 인사개입 의혹 등 금융권에 대한 정권의 관여 강도가 세지는 것과 이번 사건이 무관하지 않다는 분위기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7월 "라 회장이 금융실명거래법을 위반해도 금감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영포 라인의 고위직이 비호 세력으로 있기 때문"이라며 이상득ㆍ박영준 라인을 겨냥한 바 있다. 또한 야당은 경북 상주 출신인 라 회장의 4연임 뒤에도 이들의 입김이 일부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이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혐의에 대해 지난해 내사종결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으나 이번에 "(필요하다면) 수사해봐야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정무위 소속 A의원은 "라 회장이 실명제위반건이 불거지면서 호남출신인 신 사장이 야당과 선을 대고 있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실제 신 사장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받은 바 없다"며 "한쪽을 편드는 것처럼 보여 조심스럽긴 하지만 일단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상임위나 국감을 통해 적극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정무위의 또 다른 야당의원은 "신한금융그룹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진 것은 현 정부 들어 금융권이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건은 물론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반드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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