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성명 운전병 3명이 한솥밥 근무

"일재우, 이재우, 삼재우 신고합니다." 육군 선봉 솔개부대 예하 OO중대에서 성명이 동일한 병사 3명이 운전병으로 함께 근무하며 온갖 웃지못할 일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2일 육군에 따르면 올 8월 병장으로 만기전역한 이재우(23.일명 일재우)를 비롯해 이재우(23.일명 이재우) 병장, 이재우 상병(24.일명 삼재우)은 1개월 전까지만해도 같은 중대에 나란히 운전병으로 근무했다. 2003년 11월 일재우를 시작으로 지난해 1월과 9월 차례대로 이재우, 삼재우가 전입, 복권 당첨 확률만큼이나 희귀하고 운명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중대원들은 같은 이름에다 운전병으로 특기도 같은 세 사람을 어떻게 불러야할지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특히 근무자 명령서를 작성할 때는 그야말로 대책이 없었다. '모자나 옷에다 표시를 하자', '1, 2, 3번으로 부르자', '일.이.삼재우로 부르자'는 등 저마다 묘안을 털어놓았고, 결국 '일.이.삼재우'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기록해야 하는 경계근무 명령서에는 본명인 '이재우'를그냥 쓸 수밖에 없었다. 중대장이나 선임병들이 '이재우'를 외치면 여기서 "상병 이재우", 저기서 "상병 이재우"라는 관등성명 복창 소리가 터져나왔고 이 때마다 중대원들은 배꼽을 움켜쥐기 일쑤였다. 한 번은 삼재우 부모가 사전예고 없이 부대로 면회를 와 아들을 찾았다. 위병소로부터 연락을 받고 나간 사람은 정작 '이재우'였다. 삼재우와 일재우는경계근무차 내무실을 비웠기 때문이다. 삼재우 부모들은 이재우를 아들로 착각하고 "내 아들의 얼굴이 왜 이렇게 변했느냐"며 왈칵 눈물을 쏟았고, 당황한 이재우로부터 자초지종 설명을 듣고 난 부모들도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는 것이다. '삼재우'인 이재우 상병은 "우리 세 사람을 둘러싸고 배꼽빠졌던 일이 셀 수도없을 지경"이라며 "제대한 뒤에도 전우애를 간직한 삼총사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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