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 한양대 교수의 「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는 한자가 중국역사에서 갖는 이데올로기적 측면을 면밀하게 분석한 흥미로운 책이다. 어차피 최근 한자병용 문제로 다시 한번 나라가 시끄러운 판이라 한자의 역사적·신화적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의 역대왕조는 한자를 매개로 자신들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이른바 천륜으로 각인시키고, 그 세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국에서의 문자 즉 한자는 그 자체가 물신화되어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 저자는 한자의 이같은 성격에 초해 유교 이데올로기가 강력하게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한대의 경학 연구과정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을 통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민움사·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