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검찰 소환을 둘러싸고 여당과 검찰이 정면대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1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의 소환 요구에 대해 "당과 국회의 바쁜 일을 마무리 한 뒤 출두할 것"이라면서 소환에 불응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민주당은 정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소한의 여당 대표에 대한 예우도 갖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제도화 등을 한나라당과 협의해 국회 차원에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날 신상규 서울지검 3차장이 브리핑을 통해 정 대표측에 15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해 줄 것을 강력 촉구하고, 끝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발부 등 수위를 한층 높여 압박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나서는 등 정 대표 소환문제는 자칫 정치권과 검찰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가운데 이날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국회일정과 신당 논의등을 감안, 정 대표의 출두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고, 이상수 사무총장이 "제가 한번 해 볼까요"라고 말해 양측간 출두를 둘러싼 물밑조율 기류도 감지됐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함승희 의원은 "검찰이 여당 대표의 확정도 안된 혐의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면서 "조만간 여야 간사회의를 열어 내달중 법무장관이 참석하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총장 출석 의무화 문제를 정식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측이 검찰총장 국회 출석 의무화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데는 강금실 법무장관 취임이후 법무부와 검찰의 이원화로 인해 과거처럼 법무장관을 통해 검찰문제를 추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 한 법사위 소속 의원은 "강 장관-송광수 검찰총장 체제에서는 검찰 수사가 모두 총장지휘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장관은 법무행정만 치중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국무위원인 법무장관의 국회 출석을 통해 검찰 수사의 잘못을 지적해온 관행을 바꿔 총장을 직접 국회에 출석시키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검찰총장 출석 의무화 추진 배경에는 또한 현 정부 들어 검찰 수사가 여권 인사들에 집중돼 있는 등 모종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의구심, 검찰이 통제가 안되고 있다는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검찰의 중립성 문제를 들어 출석을 관행적으로 거부해온 검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자신들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를 희석하기위해 검찰에 덤 터기를 씌우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또 여당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검찰의 소환 요구에 대해 일정조정에 나서려는 움직임에 대해 "사실상 검찰수사에 대한 압력"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