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진의 할리우드 21]할리우드 2000년 흥행 신기록장
비평가들은 할리우드의 2000년을 질적으로 최악의 해라고 말하고 있건만, 흥행은 잘 돼 또 하나의 신기록을 냈다.
지난해 할리우드의 흥행 총수입은 77억달러(9조2,400억원)로 이는 1999년보다 2억달러가 넘는 액수다.
그러나 흥행호조는 극장 입장료가 올랐기 때문으로, 지난해 총 관객수는 오히려 그 전해보다 2%정도 줄었다. 이런 할리우드의 흥행호조 추세는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가을 중순께만해도 할리우드의 2년까지의 총수입은 그 전해보다 무척 저조해 관계자들은 8년 연속의 수입기록경신이 깨어지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하순께 개봉된 풋볼영화 '타이탄을 기억하라'와 코미디 '미트 페어런츠'의 빅히트에 이어 액션영화 '미녀 삼총사'와 짐 캐리의 코미디 '크리스마스를 훔쳐간 그린치'도 빅히트를 하면서 하락하던 흥행성적이 반등했다. '크리스마스.'는 지난해 모두 2억5,000만달러를 벌어 박스 오피스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그 뒤로 나온 연말연휴용 영화들인 탐 행크스 주연의 생존 드라마 '표류자'와 멜 깁슨의 코미디'왓 위민 원트'등이 역시 크게 성공하면서 2000년을 걱정하던 메이저 영화사들의 금고를 배불려 주었다.
지난해 빅히트작들은 스타파워에 힘 입은 것이 특징. 출연료 2,000만달러짜리들인 탐 크루즈, 탐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멜 깁슨 및 짐 캐리등이 다 제값을 해냈다.
크루즈의 액션영화 'MI 2'는 2억1,000만달러를 벌어 지난해 박스오피스 제2위를 기록했고, 행크스의 '표류자'도 지금 속도대로라면 위의 두 영화처럼 흥행 2억달러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의 드라마 '에린 브로코비치'는 모두 1억2,0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깁슨은 '애국자'와 '왓 위민 원트'로 지난해에 수입 1억달러가 넘는 두편의 영화 주인공이 됐다. 또 해리슨 포드의 귀신영화'밑에 가라 않아 있는 것'도 흥행 1억5,000만달러의 기록을 냈다.
이밖에 지난해 손님을 끌어들인 스타들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우주 카우보이), 로버트 드 니로(미트 페어런츠, 멘 오브 오너), 브루스 윌리스(언브레이커블등), 덴젤 워싱턴(타이탄을 기억하라), 에디 머피(정신 나간 교수 2), 니콜라스 케이지(패밀리 맨), 새뮤엘 L. 잭슨(샤프트, 교전수칙)등이 있다.
지난해 나온 영화 중 진흙닭이 인간 배우를 제치고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호응을 받은 것이 진흙 애니메이션 '치킨 런'. 이 영화는 지금 오스카 작품상 후보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해는 또 인디펜던트 영화가 죽을 쑤었던 해. 연말에 나와 지금 빅히트 중인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과 보석 같은 소품 드라마 '날 믿어도 돼'는 예외라 하겠다.
스타이면서 스타값을 못한 배우들도 많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액션 배우 틀을 못 벗어나고 있는 실베스터 스탤론(겟카터)와 아놀드 슈와르제네거(제6일)가 대표 케이스. 이밖에도 연속 히트를 치던 코미디언 애담 샌들러(막내 니키), 신세대 스타 맷 데이몬(배거 밴스의 전력과 모든 아름다운 말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비치), 킴 베이싱어(나는 아프리카를 꿈꾸었다등)와 존 트라볼타(전쟁터 지구등)및 멕 라이언(전화 끊어와 프루프 어브 라이프)등도 모두 저조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미LA영화비평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