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실씨 경찰에 9억 건넨 의혹

배임·횡령 수사 무마하려
검찰, 브로커 상대 추궁

국내 대표 어학교육그룹인 파고다교육그룹의 회장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이른바 사건 브로커에게 고액의 돈을 건넨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박경실(59) 파고다교육그룹 회장이 브로커로 알려진 서모씨에게 수사무마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의 돈을 준 정황을 포착했다. 돈의 액수는 9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돈을 받은 서씨가 경찰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서씨를 상대로 돈을 받은 경위가 무엇인지, 실제로 사건무마를 위해 돈을 수사기관에 건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다른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 중인 서씨는 현재 박 회장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돈이 사건무마 대가였다거나 경찰에게 실제로 돈을 건넸다는 점 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2005년 주주총회에서 매출이 10% 이상 증가할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된 것처럼 회의록을 꾸며 회삿돈 10억원을 빼돌린 횡령 혐의로 지난해 불구속 기소됐다. 또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 없이 연대보증을 서는 수법으로 학원에 275억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지난 1월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박 회장의 횡령 혐의는 유죄로, 배임 혐의는 무죄로 보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회장은 또 지난해 자신의 비위 사실 등을 캐고 다닌 고모 전 파고다 회장의 측근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예비음모)로 서초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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