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없는 新항생제 개발 길 텄다"

최현일 교수팀, 세포의 독성 촉발 과정 규명
"병균 '무장해제'시키는 항생제 연구 기반 될 것"

병원균이나 박테리아를 죽이지 않고 그 독성만 없애는 차세대 항생제의 기반 이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전남대 의대의 최현일 교수 연구팀은 독성 작용을 촉발시키는 세포내 `공격적'중합효소와 자체 생장만을 담당하는 '얌전한' 중합효소의 작동 메커니즘이 확연히구분된다는 사실을 대장균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균의 공격적 효소만을 골라내 '무력화'시키는 신약 개발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항생제는 균을 직접 죽이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세균들이 약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내성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세균내의 공격적 효소와 얌전한 효소는 실제 외형이 똑같아 우선 둘사이의 구별법을 찾는 것이 큰 과제거리였다"면서 "공격적 효소의 독특한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는 것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팀이 주목한 부분은 효소가 세균에게 행동 '지시'를 내리기 위해 DNA에결합해 RNA를 만들고 단백질 발현을 이끄는 과정. 얌전한 효소는 DNA에 달라붙을 때 이 DNA에 일종의 고리(loop)가 나타나는 반면공격적 효소는 결합 과정에서 이런 DNA 고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공격적 효소가 DNA에 붙을 때 인위적으로 고리를 발생시키면 해당결합을 차단할 수 있다"며 "이런 DNA 고리 발생 물질을 찾는다면 공격적 효소를 원천봉쇄하는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유력 국제 학술지인 '진 & 디벨로프먼트' (Genes& Development) 10월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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