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한솔·효성·동부·미원·벽산 등/다국적 업체와 일전 예고/과잉투자 우려… 기존 영세상과 마찰도재벌 등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순수 상업자본 위주로 운영돼오던 국내 유통업계에 제조업 등의 자본이 대거 투입되면서 유통산업 전반에 대대적인 구조개편 조짐이 일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0대 재벌그룹 가운데 유통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곳은 2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LG·선경·롯데·동아·코오롱·해태·뉴코아·거평그룹 등 이미 유통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에 이어 최근 삼성·대우·한솔·효성·동부·미원 등 여타 재벌들까지 본격적인 유통사업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관련기사 24면>
30대 기업군에 포함되지 않은 대기업들까지 유통업 진출을 선언하고 유통산업을 선점키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나산·애경·경방·이랜드 등에 이어 최근 제일제당·동원산업·벽산·신동방 등이 유통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으며 섬유업체·종합상사·식음료품업체·가전업체 등 여타 업종의 많은 기업들도 유통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 유통산업은 포화상태를 나타냄은 물론 이에 따른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돼 까르푸·마크로 등 다국적 유통업체가 잇따라 국내에 진출, 이는 기존 국내 유통업체와 더욱 극심한 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을 가속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은 거대해지고 있는 유통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무한경쟁시대에 탄탄한 영업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이 유통부문에 대자본이 유입됨에 따라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와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들 대기업의 신규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상권을 둘러싸고 기존 상인들과 심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데다 산업자본이 유통업에 집중 투자돼 산업간 심한 투자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
반면 신업태인 할인점·복합쇼핑센터·카테고리킬러·무점포시장 등 첨단 유통기법이 등장하면서 종전 복잡했던 유통구조가 무너지고 도매과정이 생략된 새로운 유통 및 가격구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통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유통업에 진출함에 따라 그동안 유지돼오던 「생산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의 유통구조가 「생산자소비자」의 직거래형태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이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