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1억낮춘 급매물 속출…집값 조정 본격화

강남권에 매도 호가를 최고 1억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속출하는 등 집값 조정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정부의 8월 부동산대책이 가시화되고 투기지역에서의 대출 제한으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그동안 관망세에 머물러있던 분위기가 차츰 조정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들이 집계에서도 일제히 지난주 강남권과 분당, 용인 등의아파트값은 하락세로 돌아섰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책이 나오는 8월말까지는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추가 조정이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 분당 1억원 이상 낮춘 급매물 속출 = 24일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집값조정이 가장 두드리지는 곳은 급등의 진원지인 분당 중대형평형이다.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나온 물건들은 과거보다 호가가 크게 낮아졌으며 1억원이상 호가가 떨어진 물건도 있다. 이매동 디딤돌공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호가가 최고 9억원에 육박했던아름마을 건영아파트 49평형이 최근 7억8천만원에 나왔고 비슷한 호가를 유지했던두산아파트 48평형도 8억원에 팔려는 물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들은 판교신도시와 가까운 중대형평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올 들어 3억-4억원씩 뛰었었다. 그는 "전반적으로 조정 분위기이며 특히 값이 많이 오른 대형평형들의 호가가떨어지는 분위기"라며 "다주택자들이 주로 물건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야탑동, 이매동, 정자동, 서현동 등 분당 안에서도 값이 많이 오른 지역의 아파트들은 호가가 지난 6월보다 5천만원 안팎씩 낮춰 나오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많지않다. 야탑동 동부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낮춘 물건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 강남권 재건축단지 조정 가속화 = 강남권 재건축단지들도 이달 초부터 진행돼 온 조정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추진 소문으로 급등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호가가1억원 가까이 빠졌지만 찾는 사람은 없다. 대성공인 관계자는 "별다른 호재없이 소문으로만 올랐던 시세가 정부의 대책이가시화되면서 크게 빠지고 있다"면서 "10억원을 훌쩍 넘겼던 34평형의 시세가 현재는 9억5천만원도 안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단지들도 마찬가지여서 최고 8억5천만원까지 호가가 나왔던 4단지 15평형이 지금은 7억8천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스트공인 관계자는 "대책도 대책이지만 은행 대출이 제한되면서 수요자가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시영단지와 강동구 고덕주공, 둔촌주공단지들도 많게는 7천만-8천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실종됐다. ◇ 강남 일반아파트도 하락 임박 = 강남권 일반아파트들은 아직 가격 조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거래두절로 조만간 하락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1천만원 안팎 정도 하락한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거래는 두절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대신부동산 관계자는 "호가가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 가격으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가격이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대치동과 잠실동 일대의 고가 아파트 가격도 거의 변동이 없지만 조정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대치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휴가철이어서 그런지 매수.매도 문의가 완전히 사라져 조용하며 조만간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거여동 114공인 관계자도 "시장은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 매수세가 있으면 값이 올라가고 없으면 내려간다"면서 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8월 이후에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서초구 반포동의 K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의 `말잔치'에 시장이극히 위축돼 있지만 만약 8월 대책이 기대에 못미친다면 반작용으로 큰 폭으로 반등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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