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승부수] 두산, 발전·기계 1등 제품·기술로 글로벌 영토 확장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인도에 완공한 문드라 석탄화력 발전소의 모습. /사진제공=두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그룹


두산은 올해 준비하는 기업만이 경쟁기업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제품과 기술 등에서 근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층 더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를 세계 경제의 회복기라고 예상하고 제품, 기술의 경쟁력 제고와 유기적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는 단순한 업그레이드 수준을 넘어 세계 정상 수준의 제품·기술과 두산을 비교해 근본적인 원인이 기술에 있다면 기술을 확보하고, 운영 시스템에 있다면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정보통신기술(ICT)과 같은 혁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발굴, 수용해 시장 회복기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해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베트남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대형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을 비롯해 국내 독자기술로 1,000㎿급 발전소인 신보령화력 1,2호기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칠레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보일러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터빈 모델의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회복기에 대비할 계획이다. 발전설비 사업은 물론 수처리, 풍력 등의 부문에서 다수의 1등 제품군을 확보해 글로벌 리더로 한 발짝 앞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주력 사업인 발전설비 부문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인도와 동남아 시장 진출을 강화한다. 워터 사업 부문에서는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중동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풍력 사업은 2009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3㎿ 풍력시스템(WinDS3000TM) 을 통한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를 '픽스&빌드(Fix & Build)' 의 기간으로 삼아 수익성 내는 사업구조로 전환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활동이 품질혁신이다. 품질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단기간 내 획기적으로 품질을 개선한 품질혁신 활동을 상시적인 체제로 전환한다. 환경기준 역시 강화해 엄격해지는 배기 규제에 대응하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군 개발에 착수한다.

고객 접점도 넓힌다. 중국과 주요 신흥 시장에서 최종 고객의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딜러를 육성해 채널 경쟁력을 높이고, 딜러 서비스 교육 강화와 부품 공급률 향상을 통해 서비스 대응속도를 향상할 계획이다.

밥켓의 경우 기술과 설계 공법 개발을 담당할 최첨단 연구개발지원센터(Acceleration Center)를 건립할 계획이다. 회사는 소형 건설장비 어태치먼트와 로더(Loader) 제품군을 생산하는 기지인 비즈마크(Bismarck) 사업장에 약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구센터와 더불어 새로운 시험 트랙, 야외 테스트 시설 등을 구축한다. 두산 관계자는 "센터를 통해 진일보한 디자인과 시제품(prototype) 개발 및 테스트, 아이디어와 컨셉의 시뮬레이션 등을 실행할 수 있다"며 "소형 건설기계 시장의 리더십과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통합 R&D 센터를 상반기 내 완공해 그동안 여러 장소에 흩어져 있던 연구인력을 한 곳에 모아 연구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지상 12층, 지하 2층, 연면적 2만6,163㎥ 규모로 건립되는 이 R&D센터는 R&D 인력 1,000명을 수용해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 R&D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특히 지난해 10대 기계기술로 선정된 소형 디젤엔진(G2)를 추가 생산한다. 지난해 10월 2.4리터급 엔진을 밥켓 제품에 장착했으며 올해에는 1.8리터급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공작기계 부문은 △모든 수요 산업에서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중소형 표준제품과 △항공, 에너지, 자동차 산업 등에 활용되는 고성능(High-End) 제품에 대응하는 이원화 전략을 지속한다. 시장 측면으로는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이에 중국 옌타이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자체적으로 여는 두산국제공작기계전시회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브랜드와 위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두산엔진은 올해 '경영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성장 동력 마련'을 경영목표로 삼았다. 안으로는 기존 선박용 엔진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디젤사업 및 해양 기자재 등 미래사업의 성장동력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주요 거점지역의 마케팅 기반을 확보하고 신규 파트너 발굴을 통해 수주 범위를 넓힌다. 사업 분야별로는 주력 사업인 선박엔진사업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주수익률 개선과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경기회복 대비 계획된 준비로 맹렬한 추격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두산의 경영전략으로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키워드는 "경기 회복기에 대비한 맹렬한 추격"이다. 회복기의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환경을 볼 때 올해는 세계 경제의 회복기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회복기에 대비한 '계획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과거 경제위기 때는 살아남은 기업들이 회복기의 과실을 나눠 가졌지만 이번에는 기업들 대부분이 살아남았기 때문에 회복세 자체가 과실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더 '계획된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과실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고, 준비된 자가 훨씬 더 많은 시장기회를 가질 것이 분명하다"고 경영 환경을 진단했다.

그는 이어 "회복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탑 티어(Top Tier)를 넘어서기 위해 더욱 맹렬한 추격을 해야 한다"면서 "제품과 기술, 일하는 방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올해 안에 필요한 준비를 다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산만의 기업 문화에 대한 실행도 당부했다. 기업 철학이자 운영방식인 두산 웨이(Way)를 올해로 3년째 지속하고 있다. 박 회장은 "무엇인가를 새롭게 계속 만드는 것보다 만들어진 것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두산 웨이에 맞춰 고안한 인사제도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고 기르는 일은 완벽하게 이해하고 수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100년 역사를 가진 우리 기업사의 살아있는 증인으로서 남다른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서 "사회규범과 공공의 선을 먼저 생각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하며, 사회와 국가에 대한 책임의식과 사랑을 가지는 것이 글로벌 두산인이자 기업시민으로서의 당당한 자세다"라고 올 한해 임직원들의 자세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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