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주 용틀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는 소문에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뛰었다.

안철수연구소는 16일 코스닥시장에서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12만8,200원으로 마감하며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최대주주가 안 원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성사료와 솔고바이오, 안철수연구소의 기술협력 업체인 잘만테크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오늘과 내일, 써니전자 등 안 원장과 약간의 인연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들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안철수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이날 '안 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날 한 매체는 "안 원장이 4·11 총선 전인 지난달 중순 야권 중진에게 '(대선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새로운 정치 실험에 나서겠다. 동참해달라'며 대선 캠프 참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가 급등하는 것은 실적 등 객관적인 성과를 토대로 이뤄졌다기 보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일종의 투기자금이 유입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조정장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단기 이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먹을(?) 수 있는 종목은 테마주뿐'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코스닥 시장에서의 테마주는 '실적', '전망'이라는 이성적 잣대가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이 선거라는 단기 이벤트를 노린 자금이기 때문에 이벤트 이후 주가가 크게 빠질 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안풍(安風)의 재등장에 총선 이후 상한가를 달려온 박근혜 테마주는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지난 12~13일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보령메디앙스는 이날 3.17% 하락했고, 아가방컴퍼니는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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