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포장 업계가 원재료 공급처인 골판지원지 업계와 납품 수요처인 대기업 사이에 끼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골판지원지 업계는 최근 주원료인 고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다음달부터 원지 가격을 15% 인상하겠다고 골판지포장 업계 등 수요처에 통고중이다. 고지 가격은 지난해 초 톤당 7만원에서 이달 현재 14만~16만원선에 거래돼 100% 이상 올랐다. 고지가가 이처럼 오른 것은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상하이국제박람회 등 특수에 대비해 고지 수입을 늘리고 있는데다 국내 고지 수출상들이 단가가 좋은 수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고지 수출은 지난 2006년 8만6,000톤에서 지난해 30만5,000톤으로 250% 이상 늘었다. 골판지포장 업계는 골판지원지 가격이 이미 지난해 2차례에 걸쳐 30% 인상됐는데 또다시 오르면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문제는 원재료 공급처인 골판지원지 업계와 제품 수요처인 대기업 양쪽에 대해 모두 ‘을’의 위치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원재료가 인상분은 매번 100% 반영시켜야 하는 반면 납품가는 대기업들의 원가절감 최우선 품목이 돼 오히려 떨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골판지포장조합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원지 인상분도 아직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지가를 또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우리도 대책을 수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골판지포장 업계는 이미 지난 12ㆍ17일 영남권과 수도권 업체 대표자들이 모인 데 이어 27일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자들은 원지 불매운동과 납품중단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