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公 M&A시장 침체탓 돈가뭄

현대건설등 5개社 주식매각 난항으로 자금조달·업무 차질
정금채 발행 자구책 나서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정책금융공사가 영업활동을 위한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으로부터 5개의 구조조정 기업 주식을 건네 받은 정책금융공사는 국내 구조조정 및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함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 및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신성장동력산업 지원 등 정책금융업무는 물론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현재 현대건설ㆍ대우인터내셔널ㆍ하이닉스ㆍSK네트웍스ㆍ항공우주산업 등 5개 구조조정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의 매수기반이 취약해 주식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 있는 기업은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환경이 여의치 않아 주식매각을 통한 자금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보유하고 있는 11개의 공기업 주식도 매각이 힘든 무수익자산이라는 점도 정책금융공사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우선 산은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지만 산은지주 민영화는 오는 2010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산은지주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확보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산업은행이 발행한 산금채 17조원을 인수했기 때문에 연간 7,500억원의 이자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이 힘들어지자 정책금융공사는 정금채 발행을 통한 자금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책금융공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16조원의 정금채를 발행해 9조5,000억원가량을 산금채 상환에 충당하고 나머지 6조원으로 영업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산금채보다는 스프레드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자부담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 8,000억원의 정금채를 발행한 상태이며 추가로 7,000억원을 연말까지 발행하기로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정금채 발행을 위해 이달 홍콩에서 바클레이스캐피털ㆍ도이체방크ㆍ노무라 등 글로벌 금융회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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