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의 차기 당권을 가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잇따라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를 이끌고 있는 문재인 의원이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 하면서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복마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미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후보군으로 정세균·박지원 비상대책위원과 김동철·김영환·노웅래·전병헌 의원, 정동영 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동철·정세균 의원은 이미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정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비노 그룹에 가까운 의원들이다.
따라서 친노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 전대의 경쟁 지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 의원이 출마할 경우 범친노의 정세균 의원과 함께 친노 그룹의 대의원 표가 분산되고, 호남지역에서는 김동철·박지원·정동영 고문으로 세가 나뉘는 데다 중도 성향의 김영환·노웅래·전병헌 의원도 가세하면 중도 지지층도 세분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문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전대에 나가게 되면 정세균 의원 등과 상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문 의원이 출마를 하지 않을 경우 정세균 의원이 친노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한층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문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당권을 노리는 후보자들이 최고위원 전당대회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경선에서 후보자가 4명 이상일 경우 예비 경선을 실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예비경선에서 3명만 남고 탈락할 경우에 대비해 최고위원 선거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의원이 출마할 경우 예비경선에서 4위 이하의 득표를 할 것으로 분석한 주자들은 문 의원의 당 대표 선출에 대비해 최고위원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달리 당 대표 선출과 최고위원 선출을 분리, 실시하고 있어 대표 경선에서 밀릴 경우 최고위원직에서도 제외되는 만큼 대표 선출 가능성이 낮으면 최고위원 경선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문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호남 지역의 단일화, 중도 성향간의 단일화 등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문 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면 친노와 비친노간의 구도가 다소 약화되면서 박지원·정세균 의원 이외에 1~2명의 후보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느냐”면서 “호남권 주자들간의 합종연횡 등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서 서로 밀어주는 러닝메이트 형태로도 치러질 수도 있을 것”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