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특별인터뷰] 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 불법파업·폭력시위등 근절 내년 G20을 국격향상 기회로규제 풀고 일할 여건 조성해야 기업 투자·일자리 더 늘어나결국 사회적 약자도 돕는것 대담=채수종 사회부장 정리=김홍길기자 whaqt@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번듯한 이론이나 구호에 머물지 않고 사회 각 분야의 반(反)법치, 부패,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행동가로서의 역할에 전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김성호(사진)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법치는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이자 경제발전에 필수요건이며 사회적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법무장관을,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초대 국정원장을 지내는 등 두 정부에서 요직을 역임한 흔치 않은 경력을 가진 김 이사장. 작은 체구에도 강단 있는 일처리로 '김폴레옹'으로 불렸던 그가 이제 '법치 전도사'로 변신해 전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그날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법무장관 재직 시절부터 법과 원칙을 특히 강조해오셨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까. ▦불법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이런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최근 철도노조의 파업이 조기에 끝난 것도 결국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체에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나 아직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고성불패현상(떼법)과 최근 국회의 불법적 운영형태 등을 볼 때 법 경시 풍조가 여전해 법치국가가 되려면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재단법인 행복세상이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국민의 행복'을 최고 가치로 삼고 법치주의 확립, 경제적 번영, 국민의 안전을 3대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법치주의 확립'은 법을 지키면 이익을 보고 법을 어기면 손해를 보는,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경제적 번영'은 모든 국민들이 적성과 능력에 맞게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이 신명 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한데 재단은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해 캠페인을 벌이고 법령 제안 등의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국민의 안전'은 모든 국민이 안전한 삶을 누리고 약자가 보호 받는 사회환경을 만들도록 하는 활동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지난 7일에는 법치주의수호국민연대도 출범시켰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각각 높이가 다른 나무판자로 이어붙여 만든 물통에 물을 부으면 높이가 낮은 쪽의 나무판자로 물이 새어버립니다. 같은 이치로 우리나라는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성장은 상당 부분 이뤘지만 법치라는 나무판자의 높이가 낮아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집회시위 건수는 최근 10년간 하루평균 32건 정도로 발생했고 그중에서도 불법 폭력시위만도 사흘에 한번꼴로 일어났습니다. 또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경범죄 위반건수는 우리나라가 622건으로 일본의 14건에 비해 44.4배나 됩니다. 법질서를 가볍게 보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치의 확립은 재단법인 행복세상의 1단계 사업으로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국민 스스로 법치를 확립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법치실천운동조직으로 7일 법치연대를 출범하게 됐습니다. -내년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리는 만큼 김 이사장님이 해야 할 일도 많아질 것 같은데요. ▦G20 정상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은 국가발전에 절호의 기회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법치주의가 확실하게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G20을 비롯한 전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쟁, 노사 불법파업, 폭력시위, 법질서 경시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재연된다면 국가 이미지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세상은 세계적인 전문가를 초청해 개최하는 제3회 법질서 글로벌 콘퍼런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7일 출범한 '법치주의수호국민연대'를 통해 불법과 무질서 등 반(反)법치 행위를 뿌리뽑아 우리나라 국격을 높여 G20의 선두권에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지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법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불법ㆍ탈법행위에 대해서는 귀찮다는 이유로 눈을 감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현실입니다. 법치연대는 번듯한 이론이나 구호에 머물지 않고 사회 각 분야의 반법치ㆍ부패ㆍ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행동가로서의 역할에 전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온 몸으로 불법ㆍ폭력 추방운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우선 사회지도층의 법치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해 23일 여의도에서 예산심의 지연 등 국회의 파행운영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성명서를 국회의장과 여야대표에게 전달했습니다. -민간단체로서 정부의 강한 집행력이 없어 법치수호 운동의 동력이 떨어지는 한계는 없습니까. ▦민간단체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국민의 소리를 전할 수 있으며 뜻을 같이하는 시민, 전문가, 국내외 단체와 연대활동을 통해 강력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독창적 연구과제를 발굴해 연구결과를 정책이나 법률에 반영하기 위한 법률청원 및 공청회 등을 통한 강력한 정책건의, 정책의 사후점검 및 평가 등의 입법화 활동, 사회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에 주력하겠습니다. -법무장관 재직 시절 기업규제 혁파를 강조해 친기업 장관으로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재단 업무 중 상당 부분이 기업규제 개혁에 맞춰져 있습니다. 기업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법치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법치가 잘돼 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업은 제각각 필요한 단계에서 로비를 찾아 다니게 되고, 결국 정경유착이 생기며 기업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실정법은 있는 그대로 지켜야겠지만 경제의 발목을 잡는 법률을 제거하거나 고쳐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업들이 어떤 규제에 대해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정부는 지속적으로 규제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경영활동의 걸림돌이 많다고 하소연하는 등 규제개혁을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규제의 상당수가 그 기준이 미비하거나 모호하고 불명확합니다. 이른바 불확정 개념과 공백(空白) 규정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불가피한 경우' '중요한 사유가 있을 경우' 등의 단서조항을 달아놓아 담당 공무원이 인허가를 해줘도 되고 안 해줘도 되는 등 재량권을 과도하게 주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렇게 되면 민원인이 공무원과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열세적 지위가 되면서 부적절한 관계로 흐를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사람을 대상으로 로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수년 전부터 기업들의 편의를 위해 각 부처에 혼재된 업무를 원스톱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기업들은 원스톱 서비스를 새로운 규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인허가 서류를 총괄부서에 일괄 제출한 뒤에도 예전처럼 해당 부서의 의견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예전과 비슷하게 소요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시간이 지연될 경우 총괄부서 외에는 접근이 어려워 기업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또 어떤 규제들이 기업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까. ▦영세 중소기업, 특히 3D업종과 같이 노동집약적 영세업체의 경우 국내 노동력 부족분을 외국인 노동자로 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 체류임이 밝혀지면 고용주도 함께 처벌되고 있습니다. 자칫 불법체류를 합리화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정부가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줘야 합니다. -기업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현재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관련한 재단의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규제개혁의 이념과 구체적 방안에 관한 연구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농업·농촌법제 규제개선 연구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련 법ㆍ제도 및 정책 개선 연구 등입니다. 기존 연구들이 거의 경제학적 접근에 치우친 데 반해 국내 최초로 법적(행정법) 시각으로 접근한 규제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규제개혁이 부진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이른바 '덩어리 규제', 공무원의 소극적 규제개혁 자세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규제 관련 행정쟁송제도' 등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기업규제 개혁이 '기업이나 부자들만 잘 살게 하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보내고 있는데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규제개혁이라는 것은 기업, 특히 부자들을 위한 게 아닙니다. 경제문제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인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ㆍ종교단체가 만들어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신명 나게 일할 분위기를 조성해주면 투자도 증가하고 일자리도 늘려 결국 사회적 약자도 고용되는 기회가 생겨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저는 부친의 사업 실패로 부산 연제구 거제동 판잣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 집에서 '입주과외 교사'를 하면서 끼니를 해결했을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거제초등학교를 1등으로 졸업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중학교도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집 근처 교회의 박성기 목사가 운영하던 공민학교(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을 가르치던 곳, 나중에 브니엘실업고등학교가 됨)를 다녔는데 이 같은 '가난의 기억'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이 더 큰 게 사실입니다. 규제개선은 부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를 더 만들려는 차원임을 꼭 알아주세요. ◇약력 ▦1950년 경남 남해 ▦1972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1974년 제16회 사법시 험 합격 ▦1976년 사법연수원 수료, 해군 법무관 ▦1979년 서울지검 검사 ▦1987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대학원(법학석사) ▦1993~95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995년~97 년 서울지검 특수부장검사 ▦2003년 대구지검 검사장 ▦2003년 건국대 대학원(법학박 사) ▦2004년 부패방지위원회 사무처장 ▦2006년 법무부장관 (58대) ▦2008년 국정 원장(29대) ▦2009년 재단법인 행복세상 대표 검사시절 추상같은 추진력 '작은 거인·김폴레옹' 별명 김성호 이사장 누구 '不觚(불고ㆍ술잔이 술잔이 아니다.)' 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不觚'라고 적힌 '술잔'을 선물한다. '불고'는 논어 옹야편에 있는 '고불고(觚不觚)면, 고재(觚哉)아'에서 유래한 말인데 당시에는 술잔(고)을 동물의 뿔로 만들었기 때문에 대부분 모가 나 있었는데 술잔에 모가 없으면 어찌 술잔을 술잔이라 부를 수 있겠느냐는 의미다. 김 이사장은 '불고' 개념을 우리나라의 법치 현실에 빗대 "목소리 크고 떼를 쓰면서 법을 이기려고 하는데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법치가 아닙니다. 법치, 법치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 법치는 아닌 것이지요. 결국 '불고'인 것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 퇴임 이후 변호사 개업을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곧바로 변호사 일을 하게 되면 자칫 공정성에 의심이나 오해를 받기 쉽고 후배 검사들에게도 부담을 줄 것 같아" 개업을 포기했다. 언젠가 변호사 일을 다시 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대신 재단법인 행복세상을 만들어 "그동안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많은 혜택을 환원"하는 데 애쓰고 있다. 김 이사장은 검사 시절 '작은 거인' '김폴레옹'으로 불렸다. 전두환 · 노태우 전 대통령 부정축재 사건,수서 비리 사건,공군 참모총장 인사 비리,율곡비리,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사건을 수사하는데 추상 같고 추진력이 강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장관 재직시에도 체구는 작지만 '할 말은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직원들은 그의 퇴임식날 '말탄 김폴레옹 캐릭터'와 '한복 입은 캐릭터' 2개를 선물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시절 그는 숱한 어록을 남겼다. '제로 톨레랑스(무관용)' '깨진 유리창 이론' '난로이론(난로에 손을 대면 데게 하라ㆍ법을 어기면 반드시 처벌 받도록 하라는 의미) 등은 아직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명언이 됐다. '해와 달이 사사롭게 비추지 않는다'는 일월무사조(日月無私照)'는 김 이사장이 자신의 공직관을 얘기할 때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공과 사를 분명히 구별해 공정성을 갖추고 정도를 걷는 데 중점을 둬왔다"는 뜻이다. '한고청향(寒苦淸香)'과 '처렴상정(處染常淨)'도 그가 즐겨 쓰는 말이다. 한고청향은 매화는 추운 겨울의 고통을 겪어야 맑은 향기를 내듯 사람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야 기개를 나타낸다는 뜻이고 처렴상정은 연꽃이 더러운 연못에 살면서도 항상 깨끗함을 지켜가듯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분해 처신함으로써 언제나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