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D-1] "최대 이슈는 경제"

대만·中 시장통합 싸고 치열한 설전
해외거주 유권자 귀국행렬
국민당측 "20만명 넘어"

총통선거를 이틀 앞둔 20일 타이베이(臺北) 기차역 앞에서 만난 회사원 린젠더(林鑑德)씨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는 경제문제”라며,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의 중국ㆍ대만 시장통합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60%가량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셰창팅(謝長廷) 민진당 후보를 지지하는 택시기사 류(劉)씨는 “마잉주로는 안된다. 대만사람들은 결코 중국과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경제 회복도 마잉주 보다 박력 있는 셰창팅이 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 사태로 대만 독립 문제가 환기되면서 셰창팅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지만 ‘경제파탄 책임론’이라는 장벽은 너무 높아 보인다. 타이베이 북부의 쑹산(松山)공항에는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려고 귀국한 해외거주 대만 유권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집트에서 귀국하는 길이라는 천정훙(陳政宏)씨는 “누가 총통이 되든 대만 경제가 살아나고, 대만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잉주 선거대장 루웨샹(盧月香ㆍ여)씨는 “이번 총통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20만명 이상이 귀국했다”면서 “대다수가 경제회생에 대한 기대로 마잉주에게 표를 던지려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선거 막판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경제이슈는 마잉주 후보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공동시장’ 건설 문제. 두 후보는 이날도 남부 최대 격전지인 가오슝(高雄) 지역 유세에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마 후보는 “중국과 종합적인 경제협정을 맺어 양안의 경제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유럽연합(EU)을 모델로 한 양안 시장 건설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셰 후보는 “중국에서 농산물과 노동자가 유입되면 대만 농업에 치명타를 입히고 실업문제도 악화될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시장통합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상반된 견해에도 불구하고 양안 경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대선 이후 대만경제는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리먼 브라더스 홀딩스는 “총통선거 후 신정부가 출범하여 양안경제관계가 보다 유기적인 관계로 개선된다면 2009년경 대만의 GDP성장률은 6%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크레디리요네 증권(CLSA)는 “대선 출마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공약 가운데 양안 간 직항과 중국 관광객 대만 내방 개방, 중국 투자 상한선 해지 등이 실제로 착수된다면 대만경제는 급격히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