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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는 25일 "경제협력을 비롯한 비군사안보 영역에서 남북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날 한반도경제포럼에서 "북한 핵에만 집중하는 경제제재를 곁들인 협상은 지난 20여년 동안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대북정책을 환자에 대한 처방에 비유하면서 "근본적인 치유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대북정책은 병의 겉으로 드러난 증세(핵·안보 문제)에만 집중하는 대증요법이자 양방요법"이라며 "계속 증상이 재발하고 있다면 이제는 양방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환자의 체질을 개선하는 한방처방을 추가적으로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방처방에 대해 윤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상호 협력 분야를 넓혀야 한다"면서 "북한과 한국·국제사회의 접촉면이 넓어지고 연계 채널이 많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에 대한 미국의 비핵화 외교의 핵심은 경제제재였으나 이러한 경제제재가 성과를 거둔 리비아·이란과는 달리 북한은 철저히 고립돼왔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윤 교수는 지적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 교수는 "북한 경제는 이미 상당히 대외의존형 경제로 변화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해 비핵화를 위한 대북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교수는 한반도 통일 문제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원심력·구심력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윤 교수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변 국가가 한반도 현상 유지를 지속하려는 국제정세가 원심력이라면 남북 간 응집력을 키우는 것이 구심력에 해당한다"며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구심력이 원심력을 압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