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의 돌기둥 사이에 있는 공중 화장실에 노숙자들을 위한 3개의 샤워시설을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사회복지 책임자인 콘라드 크라에프스키 주교가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지방에서 온 프랑코라는 노숙자의 50세 생일을 맞아 저녁 식사에 초대했으나 스스로 냄새가 난다며 이를 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는 전했다.
크라에프스키 주교는 지난 10월 초 길거리에서 10년째 노숙생활을 해온 프랑코를 만나 그가 곧 50세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크라에프스키 주교는 “그가 식사 초대를 거부했지만 중국 음식점에 데리고 가 저녁을 먹었다”면서 “그는 로마에서는 항상 먹을 것은 구할 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씻을 장소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바티칸은 이에 따라 17일부터 성 베드로 광장 공중 화장실에 노숙자를 위한 샤워시설 설치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자리인 사회복지 책임자에 임명된 크라에프스키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를 사회복지 책임자로 임명하면서 책상이 필요 없을 테니 그것을 팔아도 되고, 바티칸에 앉아 누군가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가난한 자들을 찾으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