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강점이죠

할리우드 투자 한국영화 1호 '런닝맨' 제작 FIP 패니치 대표
할리우드 이끄는 주요 인사… 한국시장 우선 순위로 꼽아
20세기 폭스 채널 적극 활용… '런닝맨' 전세계 배급 나설 것

샌포드 패니치

"박찬욱 감독의'올드보이'를 보고 독특한 영상미에 매료됐습니다. 할리우드를 이끌고 있는 주요 인사들이 이젠 한국 영화를 보고 말하지 않고는 맡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샌포드 패니치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이하 FIP)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런닝맨'(4월 개봉) 제작보고회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한국 영화 시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FIP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20세기폭스에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자국어로 제작되는 영화에 대한 투자·제작 및 배급을 목적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부문이다. 2008년 설립된 후 일본·중국·인도·러시아 등 11개 국에서 총 50여 편에 달하는 영화를 내놓고 있다.'런닝맨'은 FIP가 메인 투자자로 참여해 전액 투자에 가까운 예산을 쏟고 제작·배급까지 총괄한 첫 번째 한국 영화다. 그간'박쥐'(UPI)'황해'(20세기 폭스)와 같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가 전체 예산 대비 30% 미만의 부분 투자자로 참여했던 사례는 있었다.

패니치 대표는"폭스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FIP 설립 초기부터 한국은 주목해야 할 시장 우선 순위에 꼽혔다"며"전반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특히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강점인 한국 영화는 더욱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는 영화진흥위원회 김의석 위원장도 함께 했다. '런닝맨'은 FIP의 메인 투자와 병행해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도입한 영진위의'국제공동제작 인센티브 지원 사업'중 한 편으로 지정된 영화다. 김 위원장은"'런닝맨'의 사례가 향후 할리우드와의 다각적인 사업협력으로 이어지고 보다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답게 세계적인 배급망을 갖춘 폭스의 해외 배급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패니치 대표는"한국어로 제작됐기 때문에 우선은 한국 흥행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이후 다른 시장에도 선보일 수 있도록 20세기폭스의 채널을 통해 전 세계 배급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런닝맨'을 기점으로 FIP를 통한 한국 영화 투자 및 제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패니치 대표는"현재 차기작으로 재능 있는 감독들과 시나리오 검토 단계에 있다.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런닝맨'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목격한 남자가 누명을 쓰고 순식간에 전 국민이 주목하는 용의자가 돼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리얼 도주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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