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캐피탈의 근거지로 말레이시아의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라부안이 한국 정부의 외국투기자본 규제강화 조치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라부안은 한국과 이중과세 방지협약을 맺고 있어 등록법인들이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를 내지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라부안을 한국투자의 루트로 활용한 미국계 사모투자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은 지난해 제일은행 매각차익 12억달러에 대해 한푼의 세금도 내지않았다. 한국은 최근 5%이상 지분을 보유중인 투자자들에게 투자기업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요 주주 명단및 자본 출처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 외국투기자본에 대한 통제및 감시를 강화하는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새 규정은 한국기업들에 대해서도 라부안과 같은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세금을 내지않고 있는 지를 밝히기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 한국 재정경제부의 한 관리는 "라부안은 한국 투자자들 대부분외에도 한국인 투자자들도 가끔 투자규정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부안에 근거를 두고 있는 회사 가운데 적어도 3분의 1이 한국 투자와 관련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새 규정의 추진으로 한국투자자본은 물론 한국기업들의 라부안 이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등 라부안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정부는 이와함께 말레이시아 정부와 라부안 이중과세 방지협약 개정을 모색하고 있으며 올해안으로 새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같은 협약개정이 라부안을 역내 금융센터로 키우는데 저해가 된다는 점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