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일의 절반·불량률 일의 두배/가격경쟁력도 날로 악화/구조조정·체질개선 시급/「기아삼성 대립」 관련 주목일본업체가 자동차 두대를 만드는 동안 우리나라 업체는 겨우 한대를 만들어낼 정도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국시장에 수출된 우리나라 자동차에서는 일본차의 두배이상의 결함이 발견돼 품질면에서도 경쟁차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6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보고서를 통해 품질과 비용 양면에서 한국차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동차산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삼성자동차의 「자동차산업 구조개편」보고서에 대해 기아그룹측이 법적 대응방침을 공식표명하고 나서는 등 삼성·기아그룹간에 전면전 일보직전의 대립을 보이는 시점에서 제3자격인 현대그룹 계열 경제연구소가 자동차산업의 실상에 관한 입장을 정리한 내용이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94년 현재 우리나라 조립공장의 대당 조립시간이 평균 30시간으로 생산성이 일본(16.5시간)의 55% 수준에 머물며 부품업체를 포함한 산업 전체의 생산성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 5대 조립메이커의 부가가치 생산성은 일본의 30.6%에 불과하며 산업 전체론 30%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노동비용 부담이 겹쳐 우리나라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은 날로 악화, 지금까지 그나마 비교우위를 지켜온 소형 및 중소형차 부문에서도 일본차와 가격차이가 1천달러안팎으로 좁혀졌고 중형차급에서는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조사기관 제이디 파워사가 올해 신차 출고후 3개월간 1백대당 발생한 결함건수를 조사한 자료를 인용, 일본 도요타와 미쓰비시자동차는 각각 64건과 1백24건을 기록한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결함은 각각 1백28건과 2백75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조사보다 다소 개선된 것이긴 하나 여전히 전세계 자동차업체의 평균치인 86건을 크게 웃돌아 한국차가 품질면에서도 경쟁력이 현저히 뒤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충돌시의 안전도와 제동·소음·최고속도 등 성능면에서는 한국차가 대체로 일본차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국내업체가 「좋은 차 만들기」보다는 「자동차 만들기」에 주력해온 것이 이같은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라며 가격과 품질경쟁력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립메이커 1사당 평균 2백92사에 달하는 부품업체간에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행 계열체계의 비효율성을 지적, 경쟁적 계열체계 구축을 위해 거래업체수 감축과 납품업체와의 복수거래를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신경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