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고객확보 과열조짐

내년 1월로 예정된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간 고객쟁탈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발사들은 경쟁사 고객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현금을 주는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계열사 임직원을 동원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선발사도 고객을 지키기 위해 비방 캠페인과 물량전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상대업체를 깎아 내리는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 공정거래위원회나 통신위원회 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KTFㆍLG텔레콤 공격 앞으로= 내년 1월부터 SK텔레콤 고객을 번호 변경없이 자사로 유치할 수 있게 된 후발사들은 고객정보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KTF는 20일부터 `굿타임 멤버스로 추천합시다` 캠페인을 열고 경쟁사 고객확보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경쟁사 가입자의 정보를 제공하는 고객에게 사은품을 제공하고 자사로 서비스제공업체를 바꿀 경우 1인당 2만5,000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제공한다. 10만포인트 이상 누적되면 현금이나 고가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KTF는 광고캠페인에서 `011친구야, 너를 KTF에 추천한다`며 SK텔레콤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LG텔레콤도 지난 추석연휴 기간을 전후해 계열사 임직원을 동원, SK텔레콤 가입자의 정보를 수집했다. LG텔레콤은 또 국민은행과 제휴, 휴대폰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뱅크온`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 고객의 가입을 허용하지 않고 경쟁사 가입고객만을 받아들이고 있다. LG텔레콤은 이 과정에서 약정할인 프로그램을 통한 통화료 감면을 통해 우회적으로 단말기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세적 수비 나선 SK텔레콤= SK텔레콤은 최근 고객에게 보낸 정보지를 통해 LG텔레콤과의 요금을 비교하며 자사의 요금이 LG텔레콤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고객만족도와 IMT2000 서비스 등을 비교하며 자사의 서비스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단말기 교체 수요가 있는 자사 고객을 위한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SK텔레콤은 다음달말까지 `고객 보상기변 축제`를 열어 구형단말기를 신형으로 보상교환하는 고객에게 거액의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행사기간동안 단말기를 교체한 고객을 추첨, 괌 4박5일여행(200명), 디지털카메라(300명), 샘소나이트 여행가방(500명) 등의 선물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단말기 분실고객의 경우 보상판매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분실신고 후 3일 후면 기기반납 없이 보상판매가 가능하도록 조건도 대폭 완화했다. 이동형 통신위원회 사무국장은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법규위반 사실의 적발이나 신고가 들어올 경우 즉시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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